해남군수에게 1억여원 준 업체, 여수·목포서도 … (중앙일보)

관리자
발행일 2010-04-28 조회수 33



해남군수에게 1억여원 준 업체, 여수·목포서도 …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대가로 해남군수에게 1억5000만원을 건넨 업체가 여수시와 목포시 관계자들에게도 뒷돈을 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경관조명업체 N사 남모(51) 대표가 전무 김모(46)씨를 통해 여수시의 국장급 간부인 또 다른 김모(60)씨에게 3억~4억원에 이르는 돈을 준 혐의가 있다”며 “N사는 공사 수주 대가로 목포시 경관사업 관련 부서 과장 두 명에게도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2일 구속된 김충식 해남군수를 포함해 여수와 목포시장 모두 6·2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서남해안에 위치한 이들 도시는 최근 몇 년간 야간 경관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도시인 여수는 2008~2011년 경관사업에 400억원을 책정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N사는 2008년 말 75억원 규모의 공사를 여수시로부터 따냈다. ‘여수 도심권 경관조명 공모’에 최우수 사업자로 당선된 것이다. 경찰은 그러나 지난해 N사가 도심 개발사업과 관련된 여수시 공무원 김씨에게 3억~4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 돈이 윗선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 대표와 이 회사 전무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여수시 국장급 간부에게 돈을 줄 때 윗분에게도 돈을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공무원 김씨는 지난 5일 사표를 내고 잠적한 상태다. 그는 여수시 엑스포 준비와 관련해서도 중책을 맡았었다.

김씨에게 돈을 전달한 N사 전무 김씨의 직함은 ‘영업담당 전무’였다. N사의 남 대표가 지방자치단체와 접촉해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씨를 임원으로 채용한 의혹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 대표는 회사법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법으로 1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교묘하게 회계 처리를 해 관료들에 대한 로비에 활용해 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목포의 경관사업 담당 과장 두 명과도 접촉했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돼 향응과 상품권 등을 받은 혐의로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해남군수에게 돈을 준 것도 김 전무다. 그는 5만원권 지폐가 100장씩 묶인 돈다발 30개(1억5000만원)를 쇼핑백에 넣어 군수에게 전달했다. 26억원대 공사를 수주한 대가였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군수의 집에서는 3억원 이상의 현금뭉치가 나왔다”며 “대가성이 증명되지 않는 돈은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N사는 수도권과 영남에서도 공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N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5년간 76건의 공사를 따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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