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마~ 영락없이 사람이 이기네이~ 사람이 풀을 이겨~ - 8월 12일 김성률 회원(여수환경운동연합 밴드)

관리자
발행일 2017-08-29 조회수 10



밭이 잡풀로 뒤덮였다. 그야말로 묵혀놓은 풀밭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풀을 베어내면 잡풀들과 몸을 부대끼며 어찌저찌 살아있는 농작물을 보게된다. 여름내내 조금 서늘한 시간이면 베고 또 베어낸다. 서툰 낫질로 저만치 베어내면 이미 베어낸 곳에서는 수북히 자라난다.
오늘도 땀 뻘뻘 흘리며 낫질에 여념이 없는데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이 한마디 하신다. " 옴마 영락없이 사람이 이기네이~ 사람이 풀을 이겨~ 허허"
우연찮게 벌게된 5백평 남짓의 밭. 반은 호박, 반은 들깨를 심었다. 비료 농약없이 무동력으로 지어보자고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이렇게 무섭게 풀이 달라들지는 몰랐다. 이런 걸 아는 사람들이 예초기를 빌려주겠다고 몇 번 제안해 왔으나 낫질로 해보겠노라고 거절했다. 올 여름엔 땀 좀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수확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비용대비 1/5 정도의 수확이나 거둘 수 있으려나..  
그래도 농사를 경험해 보기엔 바보스럽지만 참 의미있는 시간이다. 텃밭농사에서는 맛보지 못한 '고생이 있는 농사'라고나 할까.. 내 안에 유전되고 있을 농부의 피는 다시 솟아날까 하는 궁금증도 도지고..
아직은 농사를 모른다. 그렇지만 조금 더 원초적인 접근을 해보려 한다. 동력을 최소화하는 농사, 자급의 기초를 다지는 농사.
가능할까, 그마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르기에 가보는 것이다. 꼭 답을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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