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가 만난 사람-8

관리자
발행일 2005-10-07 조회수 13

별주부가 만난 사람 -성희영 회원님 가족
어쩐지 옆모습에 그리움이 묻어난다.
자존심 따위는 끼어들 자리가 없는 수다 떨 친구가 없는 객지생활의 흔적인가,
아니면 불혹을 앞 둔 나이에 대한 연민인가.
오늘은 얼떨결에 ‘언니’라고 부르고 말았지만
언제나 당차고 빈틈 없어 보이는 이미지를 갖고 계시지 않은가, 아는 사람은  알테지만 그런 건 여린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가면일 수 있다는 것.
아름다운 신안군 비금도가 고향이라....부모님은 지금도 그 섬에서 살고 계시고 .참 ,그 섬에서 서울의 명문 Y대를 진학했을 때는 현수막 정도는 내 걸리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부터 똑똑하다는 말 많이 듣지 않으셨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겸손하기 까지.
큰 딸이라서 그런지 누구에게나 ‘언니’라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신단다. 쉽게 마음을 열지못 하시는 건 아닌가 짐작한다면 오버(?)일까?
자리를 이끄는 말 솜씨와 호방한 말투가 운동권이었다는 소문에 확신을 준다.
삶을 가꾸는 운동은 물론 현재 진행형. 사회 단체 활동은 환경련이 유일한 만큼 애정도 깊고 그만큼 배려도 크시다. 환경련은 문화적으로 삭막한 여수에서 그나마 건전하고 의미있는 문화 공간을 마련해주어 고맙게 생각하신단다. 한태주 공연이 그렇고, 범능 스님 노래도 잔잔하고 좋았다고.
지금은 여도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아이들에게 환경을 지키고 가꾸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신다. 요즘 최고로 선호하는 직업이지만,처음엔 힘드셨단다. “3년만 견뎌보자”라는 말 속에 그 당시의  힘겨움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부족함’이나 ‘불편함’의 개념조차 가르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쓸만한 물건들이 새 생명을 얻어 순환 할 수 있도록 ‘녹색 가게’를 2년 동안 이끌어 오셨다. 이런 경험이 졸업생들이
환경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가나 봉사 활동을 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한단다.  
선생님은  몸과 마음을 다해도 좋을 참 큰 직업 이다.  돌이켜 보면 삶의 어려운 모퉁이에서 떠올려 지는 선생님 한 뿐쯤은 갖고 있으니.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희상이와  그 아이의 아빠는 참 많이 닮았다. 희상이는 보나마나 어른되면 꼭 그 모습일 것만 같다.
사람 좋은 웃음을 가진  동갑내기 남편과 혼자라 조금은 외로울 것 같은 아들. 이 오붓한 가족은 고운 햇살 속에서 흙 밟고, 땀 흘려 가꾸고, 가을 들판에 벼가 어우러 지듯 이웃과 기대며 살기를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준비를 해야죠.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계획이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거니까. 아자!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