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수 작가 책출판 - 남궁산 판화가 소개글(한겨레신문)

관리자
발행일 2006-03-31 조회수 40



▲ 목수, 화가에게 말 걸다
최병수 말하고 김진송 지음. 현문서가 펴냄. 1만2800원
한겨레 2006. 3. 31(금) 남궁산 판화가 책소개 전문보기
클릭 - http://www.hani.co.kr/arti/BOOK/112289.html
87년 6월 항쟁의 상징인 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80년대를 거리에서 보낸 3,40대들은 거개가 그 그림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 작가는 누구? 바로 ‘최병수’다.
걸개그림은 80년대의 한국미술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르다. 민주화의 현장이나 노동, 반전, 환경, 여성운동 등 우리 사회의 긴급한 현안과 관련된 곳에는 항상 걸개그림이 있었다. 많은 미술가들이 참여했지만 그 선봉에는 항상 최병수가 있었다. 메이데이 100주년행사 때 선을 보였던 <노동해방도>와 <장산곶매>는 그의 대표작품들이다. 그의 왕성한 활동의 원천은 그의 녹록치 않은 삶에서 우러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미흡하게나마 한 구석에서 붓을 잡고 있었던 필자는 그의 거침없는 행동에 곧잘 주눅이 들곤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그가 오늘 <목수, 화가에게 말 걸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가 말하고 미술 비평가이자 목수인 김진송이 글을 지었다. 최병수는 이 책에서 자신이 걸어 온 삶의 역정을 당당하게 세상에 드러내었다.
(중략)
그는 90년대 초부터 지구 환경문제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지구의 날 행사장은 물론이거니와 새만금 해창 갯벌, 북한산 관통도로 사패산 현장 등에는 어김없이 그의 작품과 그가 있었다. 또 브라질 리우,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등의 전 세계를 제집처럼 드나들며 그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또 이라크 전쟁이 터지자 반전평화팀 활동가로서 이라크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병을 얻고 쓰러졌다. 세상과 세월이 그의 건강을 갉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위의 2/3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세상은 병실에 있는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는 퇴원 후 아픈 몸을 이끌고 매향리로, 평택의 대추리로 달려가 미군기지 확대 반대투쟁을 벌였다. 그리고 지난해엔 교통사고마저 당했다. 비로소 그는 자신이 환자임을 깨닫고 대외활동을 자제하면서 현재는 여수에 거처를 마련하고 요양 중이다.
최병수는 이 책이 자신의 졸업장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동안 걸어왔던 길의 중간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맞는 말이지 싶다. 불행하게도 세상이 결코 그를 졸업시키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를 15년간 곁에서 지켜보았다는 글쓴이는 강화도로, 대추리로, 마석으로, 여수로, 근 1년간을 그의 동선을 따라 다니면서 그의 말을 기록했다. 그가 최병수를 만난 것은 미술잡지의 기자로 있을 때였다.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실천적 삶을 살고 있는 최병수를 볼 때마다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위암·교통사고에도 실천적 삶
그는 이 책에서 최병수 자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최병수를 정리해보고 있다. 최병수의 이야기 중간중간에 착잡한 시선과 애증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김진송은 최병수가 이시대의 진정한 작가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그는 최병수로 하여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목소리를 낮추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최병수의 삶을 통해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되새겨 볼 수 있다. 그의 삶과 그의 작품은 ‘사회적인 문제들’ 과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문제는 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해결과제이기도 하다.
일상의 안락함에 빠져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고자 하는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남궁산/판화가
한겨레 2006. 3. 31(금) 남궁산 판화가 책소개 전문보기
클릭 - http://www.hani.co.kr/arti/BOOK/112289.html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