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상식 17 **

관리자
발행일 2003-03-03 조회수 5

** 환경상식 17 **
구름 병아리란(蘭)
야생 약초만을 찾아다니며 연구하는 황교수로부터
지리산 노고단 지나 장터목 가는 그 어름 어디에서
구름병아리 난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잇다
난이란 놈들은 다수운 남쪽 바닷가에만 자라는 것인데
어떻게 그놈들이 거기까지 올라가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평생 식생(植生)만 연구하는 그도 고개를 짜웃거리는
거였다
난 중에서도 아주 보기 힘든 난이라는데 누구한테건
알려주면
그나마 몇 촉 안되는 것 모두 사리질 것 같아
안알려준다던
황교수 마음씨는 묻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는데
참 희한한 일이다
난 꼭 그놈들이 노고단에만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해가 떠오르기 전에 일어나 산 아래로 퍼져 내려가는
줄기나
싸리덤풀 속 같은 곳에서 막 잠깨어 삐약삐약 소리를
내며
날개를 세우고 나타날 것만 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구례 하동 섬진강 길을 달릴 때마다
남들이 모르는 또 하나 비밀을 즐기고 있다
- 이학영
  1953년 전북 순창에서 출생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84년 실천문학〈시여 무기여〉로 작품활동 시작
  1992년 서울신문사 간 「계간문예」신인문학상 수상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현)순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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