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문창식
골프는  스코틀랜드에서 목동들이 토끼 굴에 돌멩이를 집어넣는 시합을 하면서 시작된 스포츠라고 한다. 1년 내내 푸르른 초원이 전 국토에 퍼져 있는 자연 조건을 지닌 영국에서 골프가 시작되어 대중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산과 숲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잔디로 이루어진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골프장 건설은 본질적으로 반환경적, 반생태적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우리 나라에서 골프장 건설은 생물 다양성을 심각하게 파괴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지형은 초원이 아니라 삼림이라는 데 있다. 우리 나라는 온대림지역에 속하며, 참나무, 단풍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삼림이 우거진 나라이다. 그리고 우리 나라는 반도로 되어 있고 지형이 매우 다양하다.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남해안, 질 좋은 모래와 잘 발달된 모래언덕으로 이루어진 동해안, 그리고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라고 일컫는 서해안 또한 내륙의 산맥, 분지, 평야, 하천 등의 다양한 지형은 그에 버금가는 식생 및 동물상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삼림중심의 지형을 초원중심의 지형으로 전환시키는 토목사업이라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대규모의 삼림 및 생물다양성의 파괴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두 번째 우리 나라에서 골프장 건설은 생명부양계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숲은 자연경관으로서의 가치이외에 생명력의 원천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기후조절, 토양보호, 수질과 대기의 정화, 물과 탄소의 순환매개체, 산소공급 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부양계로서의 가치이다. 또한 숲은 다양한 식물체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물질을 바탕으로 수많은 동물들과 균류들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골프장 건설은 이러한 숲의 희생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세 번째로 우리 나라 녹지자연도의 현황을 볼 때 골프장 건설은 타당하지 않다.
일제시대 왜인들은 백두산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 나라 전역의 삼림을 벌목해갔다. 설상가상으로 6.25 동란을 거치면서 우리 나라의 삼림은 치명적으로 훼손되었다. 그후 삼림복구 노력과 대체에너지의 보급으로 민둥산이 일부 나무로 덮여가기는 했으나 도로 건설, 임도사업, 도시확장, 송전탑 건설, 댐 건설 등 무분별한 난개발로 제대로 된 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이는 매년 80-220평방km의 삼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통계청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우리 나라는 현재 녹지자연도 8등급이상(제대로 다층구조를 한 숲)의 삼림이 전체의 1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저가로 용지를 구입할 수 있고, 회원권 분양이 용이하기 위해서는 자연경관이 수려한 삼림지역에 건설해야 하는 우리 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골프장 건설로 인해 녹지자연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심각하다.
마지막으로 골프장 건설은 그 지역의 모든 생물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나라에서 골프장을 건설하려면 우선 숲을 걷어내야 하는 데 그 과정에서 숲 속에 살던 모든 생물들이 하루아침에 서식처를 잃어버린다. 골프장이 건설된 이후에는 골프장 잔디를 키우기 위해 사용하는 맹독성 농약으로 농약을 이겨내지 못한 많은 생물들과 하류 계곡의 수중생물(조류 등)이 거의 전멸 당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나라에서의 골프장 건설은 자연생태계의 심각한 훼손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