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의 선비로서 큰 스승 정기용선생님을 보내면서...

관리자
발행일 2011-03-20 조회수 16

정기용 큰 스승님을 떠나보내면서...
-이 무 성
  
정기용 선생님,
더 이상 뵐 수 없다니 이게 웬 말입니까?
선생님께서 영면하시었다는 부음 소식을 접하고 세상이 참 원망스럽네요.
아직도 할 일이 많으신 분을 그렇게 일찍 모시고 가다니...
조경만 샘으로부터 11일 바로 연락을 받고 한동안 황망한 마음이었습니다.
뒤이어 일본열도의 자연재해로서 지진에 의한 참사를 접하였습니다.
선생님을 떠나보내신 날,
사람들은 현세에서 겪을 가장 참혹한 사태를 겪었습니다.
선생님을 잘 아는 아니 잘 모르지만 선생님과 인연을 맺은 온 배움터 식구들은 11일 이 날에 두 번의 비통함을 겪었습니다.
선생님은 처음 암환자로서 통보를 받았을 때도 환한 미소로 저희들을 반겨주시었지요
우리 몸은 암세포와는 당연히 공존하여야 하며 균형이 잠시 이탈하여 곧 정상으로 환원될 것이며 오히려 병문한 간 저희들을 위로하였지요
선생님의 말마따나 선생님은 자연의 순리에 즐겁게 이를 이겨내시었습니다.
처음 진단한 의사들도 오히려 선생님의 중한 병증세에도 초연함의 결과라면서 의술계의 기적이라고 평한 것이 바로 엊그제이었지 않았습니까?
문화연대 젊은이들이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글로서 무언가 남기려고 선생님에 대한 자료들을 모으고 있었지요.
선생님의 급속한 회복에 그들도 자신들의 작업들을 중단하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이렇게 황망하게 저희들과 작별을 고하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선생님의 녹대 제자들이 선생님 몸이 편치 않으시어 살아 계실 때 평생에 가장 추억이 되었던 함께 한 시절을 소재로 책자를 선생님께 상정하겠다고 모임을 갖고 저에게도 그 배경을 말씀하였지요.
그러나 더 중한 병환도 선생님의 의지로 회복하였던 선생님이시기에 그냥 기우로만 여기었습니다
선생님께 책자를 증정하는 구체적인 장소로 경기도 가평이라고 확정을 하고 선생님께도 알리었다고 합니다.
이젠 직접 증정될 제자들이 준비하는 그 책이 추모의 책이 되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을 아는 그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우리에게 다가 왔습니다.
선생님은 검정색 옷을 즐겨 입으시었지요
언제가 그 이유를 묻고 싶었는데 더 이상 물을 수도 없습니다.
  
기용 선생님,
저희 온배움터에선 선생님의 마지막으로 가시는 길에 조화 보내드린 것도 생략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제자 몇 분이 선생님은 절대로 조화를 반기지 않으실 것이라면서 선생님의 평소의 뜻을 거역하지 말자는 의견에 그냥 이를 수용하였습니다.
선생님은 권력이든 운동이든 어느 경우에도 절대로 중심부에 편입하지 말도록 당부하시었습니다.
주변부에서 항상 비판의 목소리와 행동을 강조하시었지요.
서 있는 바늘론은 늘상 선생님께서 주창하신 말씀이었지요.
바늘이 누워있으면 바늘로서 그 수명이 끝나지만 서 있는 바늘은 주변을 긴장케 한다고 강조하시었지요.
말뿐인 아닌 선생님은 실천으로서 주변부의 역할을 자임하시었습니다.
선생님은 완쾌 후 노무현대통령의 김해 생가 설계에 열정을 다 쏟으시었지요
노대통령 퇴임 후 온갖 음모 등 말 같지 않은 비난에 직면하시면서 평소의 선생님과 달리 많은 분노를 표출하시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급속한 건강악화는 선생님의 뜻을 왜곡하는 간교한 자들에 대한 분노로서 비롯되었다고 확신을 합니다.
정기용 선생님,
이젠 그 분함도 건축, 문화 그리고 교육 등 선생님의 전문성을 갖고 바꾸시려는 그 열정도 후학들인 저희에게 맡기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정기용 선생님,
선생님의 친구이자 선배이시면서 의기가 투합하시었던 허병섭 목사님도 몇 년째 병석에서 투병중이십니다.
온배움터로선 가장 힘이 든 지금 든든한 역할을 해 주실 두 분과 함께 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항상 큰 스승으로서 모든 것을 다 담아내시었던 두 분과 이젠 가까이 할 수 없어서 더 아픔이 큽니다.
  
기용건축, 서울건축학교, 문화연대, 민건협, 기적의 도서관, 녹대 생태건축학과, 흙건축, 무주 생태마을회관 등 등....
선생님, 정기용 선생님, 선생님의 지난 발자취를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글을 매듭하면서 순간 열거해 보았습니다.
선생님, 이젠 그 많은 짐들이랑 한곁에 내려 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세요
(온배움터 대표 이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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