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사람이 소한마리 값도 안된단 말인가” 여수화재참사 부상자와 가족들 단식농성중

관리자
발행일 2007-03-27 조회수 12

2007. 3. 26.(월)
화재참사 44일 현장속보-12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
여수상황실 이광민 공동집행위원장 011-9666-1312, 김민정 언론담당 010-9010-3438
여수시 둔덕동 여수성심병원 합동분향소 內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공동대책위원회
<현장속보>
“죽다 살아난 사람이 소한마리 값도 안된단 말인가”
여수화재참사 부상자와 가족들 단식농성중
여수보호소화재참사로 인한 부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있는 부상자와 가족들은 정부의 책임있는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현재 부상자 16명은 입원한 병실에서, 부상자 가족 23명은 여수시청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중입니다.
정부는 이번 여수화재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소극적인 입장만을 취해와 사실상 제대로 된 해결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더불어 그간 수차례 진행돼 온 정부의 배상협상에서도 부상자들의 안정적인 치료와 체류보장, 후유증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터무니없이 낮은 배상액으로 사건을 종결짓고자 할 뿐이었습니다.
화재참사 후 생존자들과 그 가족들은 병실에서조차 수갑을 채우는 법무부의 만행으로 크나큰 상처와 분노를 안고 있었는데, 화재참사가 난지 40여일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도 정부가 책임있고 성의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어 이들의 고통과 분노는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농성장의 부상자 가족들은
△부상자들에 대한 치료보장 및 후유증에 대한 대책마련
△안정적인 치료를 위한 체류비자 부여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상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수화재참사의 문제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제임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자 하는 이번 단식농성이 부상자와 그 가족들에게 또 다시 상처와 고통으로 남겨져서는 절대로 안될 것입니다. 정부가 책임있는 자세로 문제해결에 나설것을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첨부 - 단식을 하면서 한국국민들에게 드리는 말씀 (부상자와 가족들)
- 단식을 하면서 한국 국민들에게 드리는 말씀-
우리는 지금 2월 11일 발생한 화재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부상자와 가족들입니다. 화재가 난지 40일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몸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밤에는 어둠에 갇혀 죽어가는 악몽을 꾸느라 잠을 이루지 못해 수면제를 먹어야 쉴 수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우리들의 아픔을 소한마리 값하고 바꾸자고 합니다. 위로와 사과 한마디 없이 돈 500만원으로 모든 걸 무마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 없이 소한마리 값으로 우리를 취급하는 법무부에 우리는 울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죽다 살아나 몸을 가눌 수도 없었던 우리들에게 수갑을 채우더니 이제는 소한마리 값으로 우리들의 목숨을 사려고 합니다. 우리들이 보호소에서 겪었던, 죽음의 문턱까지 가야했던 여수화재참사의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 대신 돈으로 입막음 하려고 합니다. 한국정부는 늘 이런 식이었습니다. 한번도 우리를 대화의 상대로,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법무부의 태도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오늘 3월 26일부터 우리를 사람드로, 대화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국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환자와 부상자 가족 모두가 단식을 시작합니다. 부상자는 병원에서 단식하고, 가족들은 시민들에게 우리의 사정을 호소하기 위해 이곳 시청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한국정부에 공정한 보상과 인간에 대한 존엄을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단식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국정부에 경고합니다. 이 화재를 축소해서 가볍게 지나가는 문제가 아닌 엄중한 문제로 바라보길 원합니다. 소 한 마리 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우리는 단식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단식하며 싸우겠습니다.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 부상자와 가족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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