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니 봄이 - 2월 18일(김성률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18-02-27 조회수 8



바라보니 봄이
정월 초삿날
창 아래 땅을 바라봅니다
봄까치꽃이 별처럼 떠 있습니다
그 곁에선
얼었다 풀려 부슬거리는 흙 속 습기로
우단동자가 잎싹을 피웁니다
마른 풀가지들을 슬쩍슬쩍 치워내며
봄이 일을 시작하였군요
천만번 쯤 반복했을 작업
이골이 났을 법도 한데 여전히 새롭습니다
슬며시 풀잎 몇 내밀어 보고
이리저리 살피더니
작은 꽃송이 몇 내어 봅니다
작년처럼 수줍은 듯 조심스럽습니다
저러다 어느 순간
화르륵 들불놓듯
사방천지에 꽃불을 놓겠지요
아지랑이 모락모락 피어 올려
홀로인 속들 울렁이게 하겠지요
그 무렵이면
기다렸다는 듯 내 속도 울렁거릴까요
바랐다는 듯 그대 또한 덩달아 울렁일까요
그대여
봄이 오거든
재지말고 봄이 되어 보세요
꽃불이 되어
내 속을 화륵화륵 태워도 보시구요
봄 한 점 남지 않는
초록 계절이 되도록 말이예요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