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두번째 수확 - 11월 2일 여수환경운동연합 밴드 김성률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17-11-30 조회수 22



호박, 두번째 수확
첫수확한 호박으로 즙을 냈더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쇠도하여 이틀만에 다 팔렸다. 초보농사꾼의 '무턱대고 농사'.. 오직 하늘의 처분에 맡기고 여름 내내 낫질로 풀을 베였다. 물론 역부족. 풀은 뒤따라오며 쑥쑥 자랐다, 그 우왁스런 호박순도 지배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여름이었다.
주인은 무동력 농사를 한답시고 뭐하는 짓인가 싶고, 호박줄기는 풀들과 어르고 다투더니 어느 순간 공존의 규칙을 찾았는지 호박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호박을 두번째 수확하였다. 1주일 남짓 숙성시켰다가 다시 즙을 낼 생각이다.
막 자라는 풋호박도 좀 땄다. 보글보글.. 생선조림이 머리 속에서 끓어대고 있다.
노을이 타는 서쪽을 바라보며 명아주가 붉디붉은 하루를 익혀내고 있다. 살짝 배가 고프다. 빈 속으로 노을이 빨려들고 저녁은 낮의 문고리를 당겨댄다. 끽끽거리며 낮이 끌려간다. 달은 생각보다 급히 떠오르고.. 밭에 널어둔 호박이 어둠을 끌어다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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