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 1월 7일(김성률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18-01-22 조회수 4



골목길
오후의 해가 앞산 등성이 위 쯤 내려왔을 때 붉고 따스하며 마치 베이스 톤으로 착 가라앉아 낮게 흔들리는 햇볕이 시골 동네의 골목에 스며든다.
얄개시대의 영화 속에서 메조소프라노 톤으로 깔깔거리던 처녀들이 사랑이야기를 전했음직한 엽서그림같은 풍경도 보이고.
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화석처럼 굳어버린 듯한 마당과 그 마당을 지키는 담장, 그리고 그 마당 제일 안 쪽에 걸려있는 빨래 몇 점이 빈집이 아니라고 강아지 대신 지나가는 사람의 행색을 살피기도 하고.
언제쯤 왔다갔을지 모르는 사위나 며느리의 인사소리가 퇴색되고 있는 뉘집 담장의 사위질빵풀은 우거지고 우거져 장모의 사랑마저 잊은 것일까? 그득한 그리움만 한가득 말라붙어 있다.
누가 노래라도 한 곡 들려다오. 검게 타들어가는 햇볕이 마저 스러지기 전에... 누가 저 토방 위 삐쭉 고개를 내미는 전등에 불을 밝혀다오. 늙은 집주인네 가물거리는 기다림마저 잊으면 어쩌나? 혹 그 기다림이 오는 길을 잃으면 어쩌나?
점점 침묵하는 골목에 노인네 헛기침마저 사라지지 않도록 누군가 깡통이라도 걷어차 주오.
이 골목이 오래도록 발자국 소리를 잊지 않고 풀과 강아지와 바람과 햇볕이 어울려 낯익은 얼굴들 대문 밀고 들어오라고...

윤슬(최경희 회원) 사위질빵 담장에 배풍등 벽화까지ᆢ 정겨운 골목 풍경이네요~^^
(박상규 회원) 고즈녁한 시골의 정겨움이 잔뜩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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