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부터 우리를 살려주세요 - "단양쑥부쟁이"

관리자
발행일 2010-05-12 조회수 20



단양쑥부쟁이-4대강 멸종위기 10+2 종
남한강 하늘 아래 살랑이는 자줏꽃
안녕하세요? 저는 바위늪구비 습지마을에 살고 있는 ‘단이’라고 해요.
내 이름은 단이지만, 사람들은 나도, 우리 엄마도, 앞집 아저씨도 모두모두 단양쑥부쟁이라고 불러요.
우리 모두를 부르는 이름에는 사연이 있대요.
옛날옛날, 어느 산골마을에 살던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에게 착한 딸이 있었대요. 그 딸은 쑥 나물을 잘 먹는 동생들을 위해서 항상 산과 들을 다니며 쑥 나물을 캐서 동생들에게 먹였는데, 그러던 어느 날 험한 산길에서 쑥을 캐던 그 딸이 그만 실수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대요. 그런데 그 딸이 죽어서까지 동생들의 배고픔을 걱정해서 나물로 돋아났다고 해서 그 나물의 이름을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의 딸’, 즉 쑥부쟁이라고 붙였대요(그 나물이 우리래요~!).
마음씨 착한 대장장이의 딸이 우리로 다시 태어나서인지, 우리는 생김새도 매우 예뻐요.
우리는 녹색 몸에 고운 자주색 옷을 입고 지내고, 다른 쑥부쟁이 친구들은 얼굴이 연보라, 자주, 하얀 빛깔로 너무 예쁘답니다. 길을 지나다 우리를 보면, 잠시라도 멈춰서지 않고는 못 견딜 거예요.
또, 우리는 모두들 키가 크답니다.
나는 아직 한 살이 안 되어서 10cm밖에 안되지만, 내년에는 우리 엄마처럼 50cm가 넘게 자랄 거예요.
내 얘기를 듣고 우리의 어여쁜 자태가 너무도 보고 싶어졌다면, 우리 ‘바위늪구비 습지마을’이나 조오기 ‘도리섬 마을’, ‘삼합리 마을’으로 오면 된답니다. 다른 곳으로 잘못 가면 안되요~! 전세계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여기 세 마을 뿐이거든요. 너무 늦어서도 안되요~!  우리가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실은, 우리 마을 바로 옆에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분명히 마을을 피해서 공사를 하겠다고 우리에게 약속했었어요. 우리를 해치지 않고, 우리 집도 우리 마을도 파괴하지 않겠다고요. 그치만 아랫집 쑥이네도, 그 옆집 풀이네도, 또 그 옆집 국이네도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쫓겨나 집도 잃고, 가족 모두 시름시름 앓다 죽어갔어요. 꼭대기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큰 기계가 다가와서는 큰 소리를 지르며 그들의 보금자리를 부숴버렸는걸요.
우리는 그 기계가 너무 무서워요.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지쳐가요.
우리가 너무 예쁘고,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존재라며 ‘보호종’으로 지정해줬었는데..우리 마을들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며 ‘보호지’로 지정해줬었는데..왜 우리를, 우리 마을을 보호해주지 않는 거예요?
오늘도 엄마는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계세요.
내일, 그 기계가 우리 집으로 오는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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