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하는 정미소에서 왕겨 좀 구해왔다. - 12월 30일(김성률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18-01-04 조회수 15



후배가 하는 정미소에서 왕겨 좀 구해왔다. 겨울 작물에겐 저만한 이부자리도 없으리라. 그동안 텃밭은 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얻어먹기는 잘하는데 갚을 줄을 모른다고... 늘 텃밭을 쳐다보는 것조차 미안했었는데  이렇게라도 덮어주고나니 내 속이 먼저 따뜻하다. 짓누르던 짐 하나 부려놓은 듯도 하고.
뭔가 갚을 게 있는 상대에게 마음처럼 잘 안 될 때 미안하다. 살면서 종종 겪게 되는 경우다.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열심히 뭔가를 해보려 하나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참 속상하다. 미안한 마음이 전해지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미안함과 속상함은 자주 따라 다닌다. 그럼에도 어찌하지 못하는 경우 너무 뭐라 하지 않았으면 바래 본다. 나도 또한 그래야지. 꼭 그렇게 너그러워 져야지.
이어서 정미소 이야기 하나. 요즘 정미소 문을 열어두고 다니는데 가끔 한 두 가마니가 없어지곤 한단다. 사장인 후배 왈 "훔칠라고 한 게 아니고 주인이 없어 가져갔다가 깜박 하는 것이죠. 한참 후에 생각나 갚기도 해요. 그리고 당장 먹을 게 없는 사람이 가져 간 건 도둑질이 아니죠. 만약에 그렇게 가져가지 않으면 어디가서 진짜 도둑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는 농민운동가이며 노래로 세상을 달래주는 놀이꾼이기도 하다. 유쾌한 부처이고 후덕한 예수가 아닐까 싶다.
윤슬(최경희 회원) 텃밭 이불도 참 이쁘게도 덮어주셨네요~^^
(김성률 회원) 네.. 양파 마늘 등 덮어주니 고개만 쓰윽 내밀고 깊숙히 파고 들더군요..ㅎ
(박상규 회원) 정미소 천사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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