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

관리자
발행일 2003-02-13 조회수 11

추 천; 27 / 4 날짜/시간; 2003-02-13 05:02:01
이 름; 에저 또.....
제 목; 명문입니다! 읽어보세요!!!
아무리 큰 키와 거구를 가진 사람이라 해도 돌아서서 멀어질 수록 그 모습은 작아집니다.
반대로 정신적으로 깊고 큰 사람은 돌아서서 멀어져 갈 수록 그 모습이 더 커보인다고 하네요.
70년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권을 유보했던 독재시대에 빨갱이로까지 매도되면서도, 독재에 대한 투쟁을 그치지 않았던 사람...
그러나 후보단일화 약속을 깨면서,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내 보였던 사람..
그후로도 대선에 출마하여 <대통령병 환자>라는 말을 들었던 사람..
그리고 드디어 대통령이 되어 외환위기에 몰린 나라를 세계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회복시켜 놓은 사람...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 맡게 된 나라는,
불타고 서까래도 무너져 가는 가게집 같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서로 화재의 원인을 떠넘기며 싸우는 한심한 머슴들로 가득찬...
그 가운데서도 그를 여전히 빨갱이로,
대통령병 환자로 생각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식구들로 가득찬 그런 나라였습니다.
자기가 없으면 독재청산도 민주주의 확립도 어렵다는 생각,
따라서 사실은 자만심까지 느껴지던 그 사람은,
나라 안팎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화재를 수습했고 다시 장사를 시작했고,
우리 집 안전하다고,
우리 물건 품질 좋다고,
여기저기 알려서 투자도 끌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그의 아들들이 비리를 저질러 그의 공은 바닥에 떨어지고, 심지어 노벨상까지도 돈 주고 샀다는 원성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가려는 길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행착오가 없었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깔아놓은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독재가 뿌리내릴 여지가 사라졌고, 우리 나라는 정보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그동안 달아났던 외국투자가들을 다시 불러들여 다음 정부의 밑천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애쓰고,
이산가족 상봉과 경협을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직도 비난과 눈총 뿐..
그런 그가 이제 청와대를 떠납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어느 새 그는 거인이 되어 있군요.

언젠가 국무회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지요.
<국민들에게 인기 얻으려는 생각만 할 거면 뭐하러 정치가의 길을 나섰는가? 사랑만 받으려고 한다면 연예인이 되어야지..>
나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강한 아상이 자리잡았던 그 눈에 이젠 관용의 빛이 비칩니다.
선동적이고 우렁찬 목소리 대신에 이젠 이해하고 초월하는 미소가 어립니다.
평생에 걸친 독재와의 투쟁,
그리고 흔들리는 나라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그는 어느 새 거인이 되었습니다.
체념도 배우고, 용서도 배우고, 겸손도 배운...
그리고 이제 그가 떠날 시간이라는군요.
떠나는 그의 뒷모습은 쓸쓸합니다.
몰인정, 몰이해 속에서 그는 쓸쓸히 석양을 향해 걸어가는군요.
그러나..
그의 뒷모습은 작아지질 않는군요.
아니, 오히려 점점 더 크게 다가오는군요.
그는 진정한 거인이었습니다.
그의 과오까지도 지지하지나 찬양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를 부당하게 매도하거나 부당하게 내모는 짓은 더더욱 하지 않겠습니다.
자유, 민주, 그리고 통일을 예비한 씨앗을,
그는 곱게 묻어 두고 흙묻은 손을 털며 이제 돌아섭니다.
멀어져 가는 거인의 뒷모습을 배웅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멀어져도 작아지지 않는 거인의 뒷모습..
그 거인의 큰 그림자를 지켜보고자 합니다.
함께 가시지 않으렵니까?
일시 :2003.2.25(화) 12시
장소 :동교동사저앞.
http://cafe.daum.net/k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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