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워 죽겠다.(두 번째 일인시위)

관리자
발행일 2003-03-27 조회수 9

벌써 두 번째이니 이 투쟁이 끝날 때까지 몇 번을 해야 할까!!
그러나 나는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오늘까지는 상징적 의미로 시민과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지구당사
앞에서 했지만 내일부터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시위를 해야할
것 같다.
오후 5시가 조금 지나 시위 때마다 나타나서 불쾌하다는 어투로
시위자에게 질문하던 지구당 당직자가 사무실에서 내려오더니
다짜고짜 묻는다.
당직자 : 어디서 왔소?
나 : 왜 묻습니까?
당직자 : 할 일이 없는가 매일 와서 이러고 있소
어디서 왔소?
나 : 노사모에서 나왔습니다.
당직자 : 어디에서 왔소? 어디 사요(주거)
나 : 서울에 살던 여수에 살던 왜 묻습니까?
당직자 : 할 일이 없으면 잠이나 자던지 돈이나 벌지----
당직자는 되 뇌이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들의 눈에는 "유권자이고, 시민이고, 민원인 일 수도 있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당사주위를 맴도는 정치룸펜 정도로 보이나 보다"
생각하니 참을 수 없는 무엇인가가 엄습해왔다.
한참을 생각해보니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군사문화, 부정과 부패,
권위주의 등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고싶어 김대중님을 지지했고,
그러한 과정에 앞뒤 가리지 않고 김충조후보에게 투표해버린 나
자신의 행위에 문제가 있었다. 땅을 치고 통곡을 할 노릇이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이다. 이제 내 삶에 맞벌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 생겼다. 마땅히 민의를 수렴하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며
겸손해야할 국회의원을 비롯한 그 구성원들이 목에 힘을 주고
권위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현명한 선택을 하고 싶다.
만약 일인시위에 참여하는 인원이 모자라면 나는 절약하고 아끼어
집사람이 버는 돈으로 생활하자고 식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게 될
것이고, 종국에는 여수지역의 가장 먼 곳 거문도까지 일인시위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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