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장관께 [샤말타파 지부장의 사면을 촉구합니다]

관리자
발행일 2004-03-08 조회수 13

강금실 법무부장관 귀하
오늘도 많은 업무로 바쁘실 장관께 경의를 표합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여수시지구당위원장 이준상 입니다.
이렇게 다급하게 장관께 글을 드리는 것은 대한민국정부가 자칫 한사람의 귀중한 인명을 사지로 몰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장관께서도 이미 알고있듯이 네팔출신의 이주노동자 샤말타파(민주노총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장, 명동성당 농성단장)씨가 명동성당 농성단 대표로 활동하던 중 출입국보호소 직원에 의해 연행되어 여수 보호소에 수감되어있습니다.
샤말타파지부장은 3월 8일 현재 법무부의 강제출국조치에 항의하며 21일째 단식농성을 하고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애절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는 신념과 억울하게 강제 출국 당할 수 없다는 의지로 죽음을 무릎 쓰고 단식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제 한국에서 4년째 유학을 와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있는 샤말의 사촌동생을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막연히 알고있던 네팔의 국내상황보다 더욱 생생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샤말의 사촌동생이 전하는 네팔의 내전상황은 이전에 네팔이주노동자들에게서 들었던 내용보다 더 위험하고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네팔은 현재 왕정이 지배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반군과 내전을 치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샤말지부장이 그들이 보기에 "한국정부에 대항해 싸우다가 강제 출국 당한 사람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이는 정부군이건, 반군이건 그 어느 쪽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샤말지부장은 현재 법무부의 강제출국명령서를 받은 상태이며 이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하였습니다. 샤말지부장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가스총과 폭력에 의한 인권피해구제요청"과 여수출입국보호소에서 24시간 작동하는 "감시카메라에 의한 인권침해 구제 요청 건" 등은 아직 미결된 상황입니다. 이렇듯 제기된 사건이 미결된 상황에서 진정인을 추방하는 것은 법적 과정과 논리에도 반할뿐더러 국제적 망신이 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네팔의 복잡하고 위험한 내전상태를 감안하지 않고 강제추방을 했다가 자칫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한국정부와 법무부는 국제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에 저는 법무부장관의 강제출국중단조치와 샤말지부장의 사면을 탄원 드립니다.
교사직을 중단하고 만리타향인 한국에서 10년 이상을 생활해왔습니다.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잘 쓰고 한국의 문화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샤말타파 지부장은 우리한국인들에게도 자랑이며 수많은 한국내 이주노동자들의 도우미이자 정신적인 지주이기도합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의 사람들도 외국에 나간 적이 있었으나 지금의 한국정부에서처럼 무차별하게 죄인처럼 인간 사냥 당하지는 않았으며 하루아침에 추방되지는 않았습니다.
후진적이고 비인권적인 가혹한 이주노동자정책을 합리적으로 바꾸는데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 드리며 오늘도 죽음을 각오하고 21일째 단식을 하고있는 샤말타파 지부장의 강제출국조치중단과 사면을 간절히 탄원 드립니다.
2004년 3월 8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수감
이주노동자 샤말타파지부장 구명대책위(준)대표 이준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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