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신항은 ‘해저 쓰레기장’ <경향신문 2010-11-25>

관리자
발행일 2010-11-26 조회수 11

ㆍ40㎝ 두께 중금속 오염 퇴적층 위 폐기물 뒹굴어
ㆍ친환경 내세운 여수박람회 불구 청소 한 번 안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둔 전남 여수시 신항 일대 바다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장 조사 결과 빈병에서부터 자동차까지 각종 쓰레기로 뒤범벅돼 거대한 ‘해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여수박람회의 주제를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25일 “최근 잠수부를 동원해 신항 일대를 조사한 결과 각종 생활 쓰레기가 층을 이루며 쌓여 있었고, 생물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여수박람회가 친환경을 주제로 내세운 만큼 바닷물의 수질이 1급수를 유지해야 하지만 조사 결과 신항 앞바다의 평균 수질은 화학적 산소요구량 2PPM을 초과한 2급수 이하였다”고 덧붙였다.
여수 신항의 수질 악화 실태는 여수지방항만청의 지난해 용역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여수지방항만청이 최근 공개한 용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수박람회 해상전시관 등이 들어설 여수 신항 일대 바다밑(50만8000여㎡) 곳곳에는 폐기물부터 빈병·비닐·타이어가 가득했다. 심지어 자동차까지 버려져 있었다. 바다 바닥은 최고 약 40㎝ 두께의 오염 퇴적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퇴적물에는 유해성 중금속인 카드뮴과 수은 등도 다량 함유돼 있었다.
신항 앞바다는 여수박람회의 상징물인 바다전시장이 조성되고 주변에는 각종 전시장과 특급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신항 일대는 각종 공사를 위해 중장비의 굉음이 한창이지만 정작 바다밑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5일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릴 여수 신항 일대에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 나영석 기자
이처럼 여수 신항이 중병에 걸린 것은 수심이 썰물 때 겨우 6m밖에 안되는 데다 여느 항·포구처럼 선박의 안전을 위해 입구를 제외한 주변을 방파제 등이 빙 둘러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신항은 마치 항아리 모양으로 물의 드나듦이 정지된 상태다.
여기에 일제강점기인 1923년 6월 신항이 여수지역 유일의 무역항으로 지정돼 연간 1만여척의 각종 선박이 드나들면서 많은 선상 쓰레기까지 버려졌다. 신항 주변 1만여가구 주민들은 여수하수종말처리장이 본격 가동된 2004년 이전까지 생활하수를 흘려 보냈다. 하지만 당국은 여수 신항 일대가 세계박람회장으로 결정된 뒤에도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청소하지 않았다.
여수박람회를 계기로 신항의 환경문제가 처음 드러나게 된 것이다. 여수항만청은 뒤늦게 박람회 개최 때까지 두 차례로 나눠 준설키로 했으나 예산이 크게 삭감돼 준설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문갑태 여수환경운동연합 사업국장은 “이 상태로 여수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국제적인 망신’이 예상된다”며 “철저한 청소와 함께 서방파제에 구멍을 뚫어 조류의 흐름을 돕는 등 다양한 ‘해수 유통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11252114535&code=9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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