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기행 1차 모임 후기 - 장철호

관리자
발행일 2005-01-31 조회수 15

원래 9시 30분으로 예정되었던 1차기행의 시작은 추운 날씨와 그 전 날 정기총회 뒷풀이의 여파로 10시07분에 소소한 정예(박근호, 문갑태, 강흥순, 장철호)로 여서동 부영초등을 돌아 출발하였다. 3분여를 걸어 대치마을에서 메마른 겨울의 풍경속에서 서로 아는 몇가지 나무들을 찾았는데 초입에서 경사진 계곡에 힘겹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5미터 남짓한 말채나무 한그루를 보았다. 나는 대치마을 코스의 상징으로 이 말채나무가 온전히 그 수명을 다하기를 마음으로 기원했다.
이어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난다. 개발독재시절 탱자나무울타리의 실용적, 감성적, 조경적인 가치는 무참히 무시되어 차갑고 삭박한 시멘트벽으로 바뀐 현실을 떠올리며, 많이 남아있지 않은 탱자나무울타리가 또한 애잔하다. 사실 탱자나무는 자연울타리로 단연 최고라고 보는데 자라는 기간이 길어 쉽게 가꾸기 힘드니 이제 우리가 무심히 넘겨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몇 미터 지나 마을 계곡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우물 옆 담을 타고 늘푸른 마삭줄과 송악이 쌀쌀한 날씨에도 푸르게 버티고 있다. 여기의 송악은 여수에서 오래된 동네 몇 군데에서만 볼 수 있을 만큼 귀한데 대치마을 송악도 우리가 지켜냈으면 하는 마음을 모았다.
우리는 대치마을 초입에서 산비탈 길이 나오기 까지 300여미터의 조그마한 계곡에 기존에 나고 자라는 들꽃에 보태어 금낭화, 얼레지 등의 꽃들도 심어서 좀 더 다양한 들꽃이 흐드러져 여수에서 또 하나의 사랑받는 공간이 되도록 하면 어떨까? 한번 실현될 수 있는 노력을 해보자는 마음을 가졌다.
이어 산비탈을 오르는 동안 초입부터 오리나무가 상당히 넓게 자리잡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이 오리나무의 성장속도가 빨라 기존의 소나무, 참나무 등이 경쟁하기에 아주 힘겨워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분 부분 꼼꼼히 살펴서 간벌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보았다. 특히 소나무는 여름이 되어 활엽수들이 넓은 잎들을 펼치면 매우 고단할 상황이어서 선택적인 간벌을 통해 좀더 튼튼한 숲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해 보았다.
소나무 종류로는 해송이 주 종이었으나 리기다와 육송(줄기가 붉게 보임)도 간혹 보였는 데 특히 중턱 부근의 서너그루의 육송은 수형도 훌륭한 상태로 자랐는데 이를 도와주는 간벌을 꼭 부탁하고 싶다.
그외 군데 군데 노간주나무, 사스레피나무가 초록 기운을 붙들고 있었으며, 잔디광장에 다다라서는 소호바다를 조망하는 맛이 좋았다.
잔디광장에서 정상까지는 역시 오리나무가 등산로 주변에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구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막만과 그속에 안겨있는 섬들의 정경이 차가운 바람이 부는지를 한동안 잊게 하였는데, 여수시의 개발진행상황과 이제는 시멘트 건물들속에 섬처럼 솟아있는 봉우리들, 북쪽에서부터 고락산, 호랑산,영취산, 천성산, 장군산, 종고산, 마래산, 자산공원, 돌산공원, 퇴미산, 경도, 개도, 백야도, 고흥 팔영산, 망마산, 안심산, 그리고 멀리 광양 백운산이 보였다. 결국 여수시의 개발과 발전이 아름다운 여수에 있다면 자명한 이치인 것이 여수의 바다를 살리고, 그와 더블은 여수반도의 산, 하천을 가꾸고 그 사이에 살포시 얹혀 사는 우리 여수 시민들의 소박한 마음과 삶이 실천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사과 한알씩을 먹고 난 우리는 정상의 송신탑을 지나 구봉중학교 뒷길로 내려갔다.    
2시간 정도의 산행이었다.
이어 종화동파출소 지나 종화동의 허름한 주막에서 장대홍, 김성문을 만나
여섯이서 개지한 냄비, 물메기 두냄비에 막걸리를 걸치면서 기행 뒷풀이를 하였다. 장정 여섯이 푸짐이 먹은 음식값이 너무 싸서 예전 풍성하고 소박하던 여수를 서로 느낄 수 있었다. (박근호 이사가 올린 사진에 식당이 나와 있습니다)
이어진 얘기는 또 다른 분이 해주실지 ---
다음 기행은 2주에 한번 정도로 해서 토요일 오후 또는 해가 길어지면 평일에도 하려고 하고요, 일단 종고산, 마래산, 고락산, 안심산순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물론 섬으로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서서히 봄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우리의 마음과 몸도 기지개를 펴면서 좀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2차기행의 자세한 사항은 몇일 후 공지하겠습니다.
  
* 조환익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1-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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