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교수의 고목나무 속 전설 - 금관의 관식(冠飾) 같은 황금빛 모감주나무 꽃

관리자
발행일 2011-07-21 조회수 11




















박상진 교수의 고목나무 속 전설 - 금관의 관식(冠飾) 같은 황금빛 모감주나무 꽃


  




 




모감주나무의 꽃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서는 7월은 모감주나무의 계절이다. 이때쯤은 꽃도 귀하지만 웬만큼 특별하지 않아서는 짙푸른 녹음에 모두 묻혀버린다. 화려한 노랑꽃이 왕관을 장식하는 깃털처럼 우아하게, 긴 꽃대를 타고 자그마한 꽃들이 줄줄이 달리는 모감주나무는 초록바다에 숨겨지기를 거부한다. 따가운 여름 태양과 맞장을 뜨려는 듯 동화 속의 황금 궁전을 연상케 하는 꽃으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다.



 



 






경북기념물50호 안동 송천동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는 아름을 넘기는 큰 나무로 자라지는 않는다. 수목도감에 소교목이라 하였으니 한 뼘 남짓이면 제법 큰 나무다. 그래서 전설을 간직한 모감주나무 고목은 흔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모감주나무 단목(單木)은 안동 송천동에 자라는 경북기념물 50호로 알려져 있다. 나무는 안동-영덕간 도로변, 시내를 막 벗어난 산자락에 자란다. 높이 10.5m, 가슴높이 둘레 150cm로서 거의 한 아름에 이른다. 굵기로 보아 고목나무 반열에 오르는데 크게 부끄러움이 없다. 뿌리는 바위를 감싸 안듯이 뻗어 있어서 밑동이 혹처럼 생겨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고 커 보인다. 원래 이 나무는 영양군 입암면 연당동 자양산 자락에 자라고 있었는데 안동 지방의 유생인 정영방(1577∼1650) 선생이 생시에 아끼던 나무이므로, 죽은 후 그의 아들이 약 360여 년 전인 조선 효종 2년(1651) 봄 이곳으로 옮겨 심었다고도 전한다. 이는 모감주나무가 중국에서 들어온 나무가 아니라 우리의 자생나무는 사실을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 왜냐하면 정영방 선생은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으며, 자양산에 자라는 여러 나무 중에서 3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하기 때문이다. 두 나무는 죽고 현재 한 그루만 살아있다. 그 외에도 대구 내곡동에 자라는 대구기념물 8호 모감주나무 숲이나 월악산에도 모감주나무가 자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자라던 나무라는데 믿음이 더 간다.



 






경남기념물112호 거제 한내리 모감주나무군




모감주나무는 단목보다는 숲으로 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대구와 월악산을 제외하면 모두 자생지는 바닷가다. 거제 한내리에는 36주의 크고 작은 모감주나무가 모여 자라며 경남기념물 112호로 지정되어 있다. 신라 말 남해안의 대사찰이었던 거제 하청의 북사를 다녀가던 한 스님이 심었다고 한다. 모감주나무를 심으면 잡귀를 쫓아주고 평안을 가져다준다 하며, 당시 심한 해풍과 해일 등으로 고생하던 한내리 주민들의 무사태평을 위해 강원도의 어느 절에서 종자를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지금의 나무의 나이야 150여년 남짓하고 나무숫자도 조촐하지만 오랜 역사를 간직한 숲이다.



 



 






천연기념물138호안면도 모감주나무 군락



 



이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숲도 3곳이나 있다. 안면도 방포 해수욕장 옆의 138호로 지정된 숲은 모감주나무 단순림으로 꽃이 필 때는 장관을 이룬다. 포항 영일만 해안에 자라는 371호, 완도 대문리의 428호 군락이 더 있다.



 






모감주나무 열매



 





모감주나무 씨앗




모감주나무의 아름다운 꽃이 지고나면 이어서 귀여운 세모꼴의 초롱 모양 열매가 달린다. 안에는 굵은 콩알 크기의 윤기가 자르르한 까만 종자가 들어있다. 이 종자는 완전히 익으면 돌처럼 단단해져 망치로 두들겨야 깨질 정도다. 만질수록 반질반질해지므로 고급 염주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모감주란 이름은 묘감(妙堪)이나 묘각(妙覺)등의 불교용어에다 구슬을 의미하는 주(珠)가 붙어 처음 ‘묘감주나무‘나 ‘묘각주나무‘로 부르다가 모감주나무란 이름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굵은 콩 크기의 윤기가 자르르한 이 종자는 완전히 익으면 돌처럼 단단해진다. 망치로 두들겨야 깨질 정도이다. 만질수록 반질반질해지므로 염주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금강자(金剛子)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금강이란 말은 금강석의 단단하고 변치 않은 특성에서 유래되었겠으나, 불가에서는 도를 깨우치고 지덕이 굳으며 단단하여 모든 번뇌를 깨트릴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는 큰스님들이나 지닐 수 있을 만큼 귀했다.



 



출처 : 우리숲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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