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뒷동산으로 바닷가로 걸었다. - 김성률 회원(9월 18일)

관리자
발행일 2018-10-01 조회수 35



언덕 밑 한그루의 나무엔 꽃이 만발하다. 복숭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철딱서니 없기로는 나나 진배없다.
갯것하러 가는 길이 끊겼다. 바다 속에서는 갯것들이 용궁을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길은 걷고자 하는 자를 위해 천부되어 있은 원초적 욕망이 아닐까?
봄날 뒤곁의 오래된 매실나무 삭은 둥지에서 얻은 원숭이걸상버섯을 넣고 전을 붙여 소주 한잔 곁들인다. 마침 켜져있는 TV의 어느 시사프로를 보며 자꾸만 궁시렁거리게 된다. 짝지에게 술 들어가면 궁시렁이 는다고 핀잔을 들어가며 한잔 더 털어넣는다. 잔이 비면 TV 속 잘난 것들에 대한 조롱이 차오른다. 여지없이 날아오는 핀잔에 씨익 웃어준다. 아까 보았던 그 꽃나무가 떠오른다. 나의 닮은 꼴.. 철없는 자들의 길은 방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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