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챔피언 나무들

관리자
발행일 2011-05-17 조회수 20















우리나라의 챔피언 나무들


  




 


영국의 맥주회사 기네스의 도움을 받아 1955년부터 매년 발행하는 기네스북(Guinness book)은 세계 최고기록만을 모아 해마다 발행하고 있다. 별별 희한한 기록이 많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해마다 수천만 권씩이나 팔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나무 중에 기네스북에 올라갈만한 특별한 나무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최고 챔피언 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나무 나이와 굵기, 키, 가장 값비싼 나무로 나누어 알아본다.




 



가장 오래 살고 있는 나무




사실 나무의 나이는 정확하게 아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나무에 얽힌 전설이나 굵기를 보고 판단하며 최근에는 주변의 비슷한 나무의 나이테를 조사하여 추정하는 통계적인 방법도 있으나 모두 ‘추정’이라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알려지기로는 울릉도 도동 절벽에 붙어 자라는 보호수 향나무가 2천년이 되었다고 하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가문화재청에서 인정하는 나이가 가장 오래된 나무는 강원 정선군 사북의 두위봉에 자라는 천연기념물 433호 주목이다. 고도 1,300m쯤의 능선에 3그루가 나란히 서 있다. 가운데가 맏형이며 1천4백 살이고 나머지 두 그루도 각각 1천1백 살과 1천2백 살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이 태어난 김유신 장군도 계백 장군도 모두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지만, 지금도 주목은 두위봉의 터줏대감이다.



 





<두위봉의 주목3형제>



 





<김유신장군과 동갑내기 1천4백살 주목>



 





 







<3천년이 넘어도 고운 피부는 그대로다>



 



 




가장 굵은 나무




강원도 영월읍 하송리,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합수(合水)지점을 바라보는 곳에는 영월 엄(嚴)씨의 시조 엄임의가 심었다는 천연기념물 76호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이는 약 1천 3백년이 되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굵은 나무다.




가슴높이 둘레가 14.8m이니 장정 10여명이 나란히 팔 벌리기를 해야 감싸 안을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조사 자료에도 나무 높이가 38m, 가슴높이 둘레가 14m로서 ‘조선최대의 은행나무’로 평가하였다. 옛날에는 근처에 절이 있었다고 하며 마을 사람들은 나무속에 신통한 뱀이 살고 있기 때문에 동물이나 곤충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믿었다. 어린 아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져도 상처를 입지 않으며, 정성을 들여 빌면 아들을 낳는다는 것이다. 조선세조 3년(1457) 청령포에 유배와 있던 단종이 읍내의 관풍헌으로 옮겨질 때, 어린 임금은 이 은행나무에서 은행 몇 알을 따다가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점쳤다고 한다.




 


 





<영월하송리 은행나무의 밑둥>



 



 





<영월하송리은행나무의 전체모습>



 



 




가장 키다리 나무




경기도 양평 용문사의 천연기념물 30호 은행나무가 우리나라 나무 중에는 가장 키가 큰 꺽다리 나무다. 41미터, 거의 14층 아파트에 버금가고 나무둘레도 11.2m에 이르는 엄청난 크기다. 대체로 녹음이 짙은 여름날 산속에 홀로 서 있는 나무는 웬 만큼의 덩치로서는 ‘초록은 같은 색’이니 푸름에 묻혀 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은행나무는 대자연 속에 자신의 존재를 묻혀 버리는 것을 거부하고 가까이서 하늘을 쳐다보듯이 올려보면 더욱 아득하여 내가 한층 왜소해 지는 느낌이다. 한때 이 은행나무는 높이 67m로서 동양최대의 나무라고 잘못 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용문사 은행나무>




 


 



가장 값비싼 나무




경북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의 임하댐 한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75호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지금보다 15m아래, 용계초등학교 운동장에 자라던 나무로서 댐이 만들어 지자 수몰위기에 몰렸다. 조선 선조 때 훈련대장을 지낸 탁순창 공이 벼슬살이를 마감하고 내려와서 행계(杏契)를 조직하여 가꾸었다는 유서 깊은 나무로서 살려내는 방법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1987년 천문학적인 금액인 23억2천3백만 원에 끝자리 숫자가 더 붙는 엄청난 상식(上植) 공사비가 책정되었다. 한마디로 그 자리에서 나무를 위로 밀어 올리는 방식이다.




옮기고 보니 나무는 댐의 건너편에 덩그러니 홀로 자리 잡게 되어버렸다.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다시 34억 원을 들여 오직 은행나무만을 위한 다리가 놓인다. 대리석 조각이 아름답게 아로새겨진 화려한 다리다. 그래서 은행나무하나에 들어간 총 경비는 57억, 여기에다 최근 또 외과수술이라는 이름으로 돈이 더 들어 갔으니 거금 60억짜리 은행나무가 되었다.




한마디 더 붙이자면, 상식공사는 어쩔 수 없었더라도 관람객도 별로 없는 곳에 호화다리까지는 불필요했다. 배다리라도 걸쳐두었더라면 더 운치가 있었을 터이고, 장마 때가 아니면 댐 물이 줄어들어 있으니 조금 상류 쪽에 소박한 다리하나만 놓아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아취형 은행나무 전용 호화다리>



 



 





<160억원짜리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출처 : 우리숲진블로그 /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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