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가 만난 사람 15-세계 박람회 유치위원회 김혜정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06-05-05 조회수 18

전화 목소리가 앳되시다. 불혹을 넘긴 나이라고는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목소리만 그렇다고 하시는 데 오늘은 대면을 하기로 한 날이다. 나이가 나보다 많으면서 앳되어 보이는 사람은 어쩐지 주눅 들게 한다.
김혜정 회원께서 일하고 계시는 진남 빌딩 7층 박람회 유치위원회 사무실을 찾았다. 언제 이 건물을 들어가는 일이 있으랴 싶었는데 덕분에.
박람회 유치위원회는 2012년 여수 세계 박람회 여수 유치를 위한 민간단체라고 한다. 여수시에 박람회 유치단이 조직되어 있고, 유치단과 더불어 활동하는 민간단체라고 하니 박람회장소가 결정되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일하게  되는 비정규직이란다.
2012년 세계 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의 하나인데 지역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박람회가 대안이란다. 박람회 개최지가 갖게 되는 경제적, 산업별 파급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란다.
“여수 지역에서 열리는 웬만한 행사 앞에는 ‘2012년 박람회 개최를 위한’ 이라고 내걸잖아요. 그만큼의 염원을 담은 것인데 가끔은 억지로 끌어다 붙인 것 같은 일들도 있죠.”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 약간의 어색함은 기본. 그렇지만 아줌마의 힘이란 금세 마음을 열게 한다. 시시껄렁한 변두리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중심을 이야기하는 데 우리는 강하니까  
우리 사회가 전업 주부를 가만히 놔두지도 않지만 직장 여성에게는 더욱  만만치 않다는 것. 특히 육아에 있어서는 참 마음과 몸을  분주하고 지치게 하는 지 공감한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는 날에는 삶의 모든 설계를 다시 하고 싶어지기고 할 만큼.
“얼마 전 보경이가 아파서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위경련이 일어나더라고요. 스트레스라는 것이 그런가 봐요. 나이가 40을 넘고 보니 때로 이런 생각을 해요. 80을 살더라도 이제 반환점을 돌았는데 이대로 돈 버는 일만 하다가  인생을 마칠 건가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뭔가 하고 싶어요.”
“혹시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 무엇?”
“그걸 알면 혹시 그런 것이 있다면 여기 있지 않죠. 당장 그것을 하겠죠. 우리 보경이는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보통 사람 .
가족은 단촐하다.  신문기자이신 남편과 7곱살 딸 보경이 이렇게 셋.
남편 4형제 가족이 가까운 거리에 터를 잡고 있어서 주말에는 주로 가족 모임이 많은 편이란다. “바쁜 농사철이 오면 매 주말 농사일을 돕기 위해 광양으로 모이게 되는데 가족들이 모이는 게 좋아요. 물론 그만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죠. 감 농사도 하고 있어서 수확 철에는 감 농장으로 단풍놀이 가요.
“개인적으로 즐겨하시는 일은?”
“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 좋아해요. 한지 공예보다는 동판 공예가, 퀼트 보다는 재봉틀질이 적성에 많는 것 같아요. 힘이 필요한 일이요. 천연 염색도 해보고 싶고, 생활에서는 명상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리고 헌 옷을 고치는 일을 한 번 배워보고 싶어요. 지금 입은 자켓도 10년이 넘은 것인데 수선을 맡겨서 입은 거예요.”
“된장 담그는 프로젝트는 어때요? 첨에는 주변 분 중에 된장 잘 담그는 집 일을 돕다가 그리고는 된장 명인 쯤 되는 분에게 가서 전수를 받는 프로그램으로. 우리가 꼭 배워야 하는 몇가지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되요.”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 그래도 좋은 일! 그만큼 삶의 의욕이 높은 것이니.

피해갈 수 없는 질문
“음주가무는 좀 하시는 지?”
“쫌~ 평소에는 새침하고 차가워 보이는 인상에 사람들이 말도 걸기 힘들게 생겼다고들 하는 데 한 잔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관중을 압도 하는 매너에 사람들이 쓰러집니다.”
짧은 시간 동안 혹 과장되게 한 건 아닌 지 염려를 보태셨지만 어쩜 이렇게 말씀을 잘 하시는 지....
말씀 하셨던 것에 비하면 정리는 잘 안 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김혜정 회원님의 첫 인상쯤으로 기억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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