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위험한 ‘원자력 실험실’에서 벗어나자
이제 위험한 ‘원자력 실험실’에서 벗어나자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일주일에 부쳐 |
트위터로 보내기 등록일: 2011-03-19 23:18:02 조회: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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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리마에 있는 일본인마을의 한 주민이 지진과 해일 피해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종이학을 접고 있다. 사진=REUTERS/Mariana Bazo ‘체르노빌의 역설’은 일본 원전사고를 둘러싸고 다시 반복되는 것일까.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 원전 기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소 안전성 측면에서 한국 원전이 최고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안현호 지식경제부 제1차관도 “우리나라 원전은 쓰나미가 온다고 해도 침수가 안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이어받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의 폭발과 방사능 유출로 모두가 긴장해있을 때 한국 정부는 오히려 ‘우리나라 원전’의 기술적 우월성을 선전하기 좋은 때라고 조바심을 냈다. 한국의 경우는 원자로 기종이 다르고, 3중 방호벽 대신 5중 방호벽을 갖추고 있다고 말이다. 이번엔 ‘열등한 이념’ 대신 ‘열등한 기술’이 문제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규정되면서 이번에도 원전사고는 매우 ‘예외적인 사고’로, 특히 아주 이례적인 큰 지진에 의한 예외적인 사고로 치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 여러 국가들이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했지만, 한국 정부만은 원전확대 정책을 반성하는 대신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17일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자의 삼척지역 원전 유치 찬성 발언이 이를 잘 보여준다. 물론 이런 행보에는 원자력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들어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각 신문에 1면 광고를 내 ‘원자력 발전소를 더욱 안전하게 운영하겠습니다’고 호소했다. 18일자 한 신문 1면에 실린 한수원의 광고.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국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 쓰나미 등의 모든 자연재해에 대비 안전하게 설계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의 원자력 산업계가 체르노빌에서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배운 교훈이다. 독일이 노후한 원전에 대한 운전연장 결정을 다시 보류한 채 원전 7기의 가동을 멈췄고 중국조차 원전의 안전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과는 상이한 교훈이다. 안전의 문제를 ‘순수한 기술적인 문제’로만 접근하겠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한국 이상으로 원자력 기술의 안전성을 자랑했던 일본 원전이 처한 상황은 기술주의적 발상만으로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줬다. 평소 어마어마한 전력을 생산하는 원전이지만 폭발과 방사능 유출로 상황이 악화됐던 것은 정작 냉각장치를 가동할 전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언론에서 보여주는 원자력발전소의 낯선 내부 구조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다. 특히 두꺼운 강철로 만들어진 원자로 안에 있는 물질의 존재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는 몇십년 또는 몇백년만에 한 번 있을 수 있는 강진에 대한 방재대책에는 호들갑을 떨면서도 정작 우리가 매일 옆에 끼고 살았던 위험한 핵연료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질문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것은 우리와 120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원전사고가 우리에게 다시 선택의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이다. ‘세계를 실험대상으로 만드는 에너지.’ 원자력 에너지를 울리히 벡은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원자력 실험실에서 벗어날 준비를 시작할 시간이다. 링크 울리히 벡 “세계를 실험대상으로 삼는 원자력에너지” http://climateaction.re.kr/14089 글 : 이지언(일본원전사고 비상대책위원회) 담당 : 환경운동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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