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안전띠 산단녹지를 그냥 두라!’

관리자
발행일 2013-08-30 조회수 7






























‘여수의 안전띠 산단녹지를 그냥 두라!’

















2013년 08월 30일 (금) 10:30:19

남해안신문 nhanews@nhanews.com




산단에 공장을 증축할 땅이 없다는 푸념이 자주 들리더니 결국 녹지 일부를 해제해 공장용지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법에서 정한 산단녹지율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공장을 좀 더 지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다르다.

국가산단인 여수산단은 10~13%의 녹지를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거기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의 정화 및 확산차단, 화재 및 폭발사고 시 방호기능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다. 자동차로 치면 안전띠인 것이다.

현재 여수산단 공업지구의 녹지율은 5.77%, 해수면을 제외하더라도 8%에 불과하다. 수치가 이러한데 여수시는 왜 녹지가 남아돈다고 하는 것일까.

여수시는 화치, 중흥, 월내, 신월동 등 현재 공장들이 들어서있는 공업지구뿐만 아니라 웅천, 죽림, 소제마을 등 세 곳의 주거지구의 녹지까지 포함해 비율을 산출했기 때문이다. (국가산단 면적은 공업지역과 주거지역으로 구분해 지정되어있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 공업지구는 공장들이 빽빽해 녹지가 절대 부족하지만 그 배후의 웅천, 죽림 주거지구는 아직 조성도 되지 않은 택지예정지이므로 녹지율이 거뜬히 확보되는 것이다.

숫자놀음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공장을 주거지구에 지을 것이 아니라면 결국 5.77%밖에 안 되는 공업지구의 녹지위에 짓겠다는 것인데 참으로 신묘한 꾀를 내었다고 칭찬이라도 해야 할 것인가.

그간 요행스럽게 사고가 없었다면 또 모를 일이다. 해마다, 더욱 빈번히 사고가 늘어가는 추세인데다 대림폭발사고로 떨린 가슴이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이다. 산단입주기업과 지역친화적인 상생을 논의하는 판에 새삼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이렇게 되면 또 거론할 수밖에 없는 여수산단의 위험성이다.

환경부 발표 ‘2011년 화학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여수시 연간 배출량은 946.8톤, 발암물질 배출량은 221.9톤, 그 중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은 119.4톤이다. 전국 지자체중 가장 많다. 수질은 어떤가. 여수산단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폐수는 69,421톤(중흥처리장 18,518.2(㎥/일), 월내처리장 50,903(㎥/일))이다. 그 중 몇 개 공장에서는 특정수질유해물질까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고 있다.

각종 공사현장에서는 불법 매립된 기름과 폐기물의 침출수가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지만 원인과 책임소재도 밝히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방치되고 있다. 툭하면 정전이 되어 여과 없는 매연이 배출되고, 독성가스가 누출되고 장치가 폭발되어 노동자가 죽어가고 인근마을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그 결과 여수산단주변마을은 ‘사람이 더 살기 힘든 지역’ ‘환경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초과 발암 위해수준 지역' ‘암 사망률이 전국 평균에 비해 12% 높고, 어린이들의 기관지 천식과 피부 알레르기가 각 13.7%, 10.3%나 높은 지역’ ‘산단건설노동자들의 혈액암, 구강암, 인두암 발생비가 높게 나타난 지역‘ 등 차마 떠올리기에도 끔찍한 낙인이 찍히고 있다.

그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간신히 주민들을 이주시켰는데 그 부지에 또 다시 공장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이다. 속된 말로 이왕 버렸으니 돈이나 뽑아내고 죽음의 무덤으로 묻어버리자는 것인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빨리 달린다. 성취를 위해서, 경쟁 때문에, 때로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 그렇더라도 안전띠는 꼭 맨다. 그 역시 똑 같은 이유에서다. 세계박람회로 새로운 꿈을 꾸는 여수에 산단녹지는 안전띠다. 그 어떤 곡학아세로도 그 안전띠 없어도 된다고 하지 말라.



이상훈(여수YMCA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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