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홍수씨네 옥수수밭에서 이삭을 줍는다 - 김성률 회원(8월 16일)

관리자
발행일 2018-08-24 조회수 40



퇴근하자마자 홍수씨네 옥수수밭에서 이삭을 줍는다. 무농약이라 그런지 벌레먹은 게 많다. 사실 이 밭 벌레들은 약이 아닐까 싶지만 몇 군데 나눠줄 생각에 깔끔하게 손질을 한다. 나눔은 마음을 보태는 일이다.
돌아오는 길에 원동 영훈이네에 들러 저녁을 주문한다. 핑계에 소주도 한잔..
달마산과 두륜산 사이로 노을의 뒤끝이 뜨겁다. 화롯불처럼 뒤끝을 남기지 않으려는듯 그 끝이 후끗 달아오르다 사그라든다. 내 삶의 뒤끝도 그랬으면 좋겠다.
애타게 제대날만 기다리던 군대시절, '하늘이 울어야만 사나이도 운다는데~' 시덥잖은 노랫말을 지껄이던 그때처럼 시간이 찔끔거리던 때가 있었을까.. 오라는 비는 마치 이슬내리듯 찔끔거린다. 다소곳한게 가려진 새각시 미소같다. 촌말로 하자면 "정말이지 염병하네~" 다.
봄날에 꽃피던 풀과 나무들이 여기저기서 말라비틀어졌다. 제발 하늘에 눈물이 있기를 바란다. 요즘 하늘을 보자면 마치 대한민국의 재벌심보 같다. 정말 정 떨어질 지경이다. 눈물이 없는 하늘.. 신이 떠난 바벨탑은 아닐까?
우리 갖은 게 여유로워 남기야 하랴마는 마음 하나만으로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 충분하기야 하겠는가마는 어쩌면 우리들일 수도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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