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완 조용규, 도예 30년 전시회

관리자
발행일 2008-11-06 조회수 6


“여보게 젊은이, 한 30년 하다보면 보일 걸세”
가슴속에 열망만 가득차고, 앞은 잘 보이지 않던 요원한 시절….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앞에서 아득한 표정으로 가마 안을 들여다보던 나를 보고, 불대장이 던진 한마디가 지금도 메아리처럼 머리 속을 맴돕니다.
흙을 접한 지도 얼마 되지 않는 시절,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여지껏 회전하는 물레 위에 움직이지 않는 부동의 점을 응시하며 중심을 찾아오던 여정(旅情), 이것이 도공의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정자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경도 앞바다의 푸른빛에 잠을 깨고 수면에 물드는 노을을 보면, 내 인생도 한 번쯤은 저런 빛이었으면 좋겠다는 염원도 품어보았습니다.
오늘따라 구봉산 솔숲을 타고 내려온 향기로운 바람처럼 기억나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많은 세월 웃어주었던 분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두고두고 갚아 나가겠습니다.
지나온 시간들은 지난하고 고단한 삶이였지만 흙을 통해 내 삶을 더 단단히 보듬어 보고 싶습니다.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써왔던 날들을 기억하며 ...
여명(黎明)이 트는 창가에서 다시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2008년 11월 7일 토완  조 용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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