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햇볕이 좋아 뒷동산에 올랐다 - 3월 13일(김성률 회원)

관리자
발행일 2018-03-29 조회수 8



저녁무렵 햇볕이 좋아 뒷동산에 올랐다.
작게 난 길을 서성이며 하늘과 바다와 나무와 풀들을 뒤적거려 본다.
갓피어난 광대나물과 개쑥갓이 저녁햇볕을 받아 여기저기서 유화처럼 두텁게 봄을 칠하고 있다.
밭둑 언저리를 살펴 저녁찬으로 쓸 냉이라도 있나 살핀다.
벌써 꽃대를 올리고 꽃을 터트린 녀석들이 이른 계절을 달구고 있는 와중에
나물이 될만한 것들을 골라 나뭇가지를 주워 두어 줌 캔다.
향이 땅에서 손으로 다시 코 언저리로 흘러 다닌다.
초봄은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향긋하다.
뒷동산에 무슨 댓가를 노리고 온 것도 아닌데 이런 덤을 얻은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순환하고, 그 사이를 무턱대고 거닐 수 있는 여유, 참 고마운 삶이다.
오늘은 냉이된장국에 배부른 저녁을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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