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초등학생이 대통령께 드리는 글(부안핵폐기장반대)

관리자
발행일 2003-09-04 조회수 7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창북초등학교 6학년 홍세라


벌써 9월이 시작된지도 3일이 지났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어제가 대통령님의 생신이었다고 보았습니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생신 축하드립니다.


저는 전라북도 부안의 창북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고 있는 홍세라입니다.
나라의 여러 가지 일로 바쁘신 대통령님께 부안에 사는 어린이로서 저의 마음과 더불어 친구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글을 올립니다.
요즘 부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대통령님도 잘 알고 계시겠지요?
저희는 요즘 부모님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하고 여러 사람에게 저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엽서도 쓰고 종이학을 접어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오늘까지 9일째 학교에도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학습지랑 과제물을 주셔서 부모님과 함께 공부하고 있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놀기도 하고,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은 슬픈 일입니다.
부안에서는 나이 드신 어른들부터 저희같이 어린 아이들까지 한목소리로 외치는 일이 있습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부안에 세워지는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가 나고 자란 아름다운 부안에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생기는 것을 반대합니다.
방사성폐기물은 위험하고,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야 해롭지 않은 물질로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일은 저희와 저희의 후손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같이 어린 학생들의 의견도 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창북초등학교 전교어린이회 회장입니다. 창북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우리 학교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믿고 뽑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교의 여러 가지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상의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고 서로 다른 의견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후에 그 일을 결정합니다. 대통령님이나 김종규 군수님도 그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의 부모님이나 밤마다 수협앞에 모이는 어른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부안에 유치하기로 결정할 때, 그런 노력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충분히 상의한 후에 결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또 약속은 진짜로 지킬 수 있는 것이거나 그럴 생각이 있을 때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짓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더라도 다른 사람이 오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태도는 정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정직하게 답변하는 모습,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우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어른들이 하시는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제 주변의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 방사성폐기물처리장입니다. 제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무엇보다 제일 기뻐하시던 어머니께서 등교거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잠시동안 공부나 친구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뒤로하고, 저는 제가 사는 세상을 배우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원하는 일이 빨리 이뤄져서 배워보지 못한 2학기 책을 펴고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훌륭한 분이어서 부모님께서는 좋아하셨답니다. 그래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지지하셨고, 당선되셨을 때는 함께 기뻐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대통령님을 믿고 지지한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시는 대통령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어렵고 힘든 일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대통령님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우리나라의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두 손 꼬옥 모으고 기도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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