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 꼭지미역 - 김성률 회원(2.26)

관리자
발행일 2019-02-27 조회수 17



고금 꼭지미역
멀리 하노이에선 조미정상회담으로 시끌벅적하다. 뭔가 조짐이 좋다. 기왕이면 기대 이상 크게 주고받는 걸로 관심에 부응해 주길 바란다.
오후에 미역 좀 구하려고 용호씨에게 들렀다. 고금바다에서 키워낸 미역을 덕장에 말리고 있었다. 바다바람과 산바람에 햇볕을 조미하는 자연건조 방식임에도 부부의 손길이 바쁘다.
이 부부가 생산하는 미역은 같은 마을의 다른 미역에 비해서도 우월하다. 포자를 붙이고 바다에서 10여 가닥의 순이 자라면 이 중 2개만 남기고 제거한다. 량 보다는 질을 택한 여러 해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이 미역은 꼭지와 순이 토실하다.  건져올린 미역은 바람과 햇볕으로 검은빛 윤이 나게 말려낸다. 그래서 미역국을 끓이면 뽀얀 윤기가 그대로 우러난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처럼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그렇다. 저게 아무나 아무렇게나 나오지 않았음을 나는 안다. 저 바다농부의 고된 나날이 저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몇 십리를 오지 않았겠는가, 이 농부의 삶을 나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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