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도 적도 없다"…지구촌, 에너지전쟁 속으로…

관리자
발행일 2006-01-20 조회수 6

"우방도 적도 없다"…지구촌, 에너지전쟁 속으로…

[세계일보 2006-01-18 02:54]  


‘권력은 에너지에서 나온다.’
올해 국제 이슈가 대부분 에너지 문제에서 비롯되거나 관련을 맺고 있을 정도로 에너지는 21세기 국력과 경쟁력의 상징이 됐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강대국들은 새해부터 치열한 석유·천연가스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또 러시아와 이란은 엄청난 양의 화석자원을 등에 업고 국가 영향력 확대에 나섰으며, 중남미 석유부국들은 ‘자원 민족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중국, 끝없는 자원 탐욕=세계 제2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해외 에너지기업 사냥은 가히 무서울 정도다.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석유업체의 악포 유전지분 45%를 22억7000만달러(약 2조2700억원)에 매입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카자흐스탄에 대규모 유전을 보유하고 있는 캐나다 ‘네이션스에너지’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또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에콰도르 등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인도와 최근 신사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적 유전 인수를 통해 중국은 2010년까지 해외 석유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일본 정부도 최근 이란과 이라크 내 유전을 확보하기 위해 ‘혈맹’ 관계와 다름없는 미국과의 대립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가 최강 무기=러시아와 이란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영향력 확대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1일부터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친서방 정권을 압박했던 러시아는 이와 함께 3분의 1가량의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 EU 국가들에 러시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최근 펴낸 ‘세계 에너지, 기술, 그리고 기후 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은 매년 0.4%씩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천연가스 소비량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며 수입선 다변화를 강조했다.
세계 4위의 원유 수출국이자 제2위의 천연가스 매장국인 이란은 최근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했다. 미국과 EU 등이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경고하면서도 경제봉쇄에 대해선 주저하는 이유는 자칫 경제제재가 지금도 감당하기 벅찬 유가를 더욱 뛰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유가는 2∼3배 폭등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남미는 자원 민족주의=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은 석유를 반미·반세계화의 주무기로 삼고 있다. 특히 미국 원유 수입량의 15%를 차지할 만큼 석유자원이 풍부한 베네수엘라는 이를 무기로 노골적인 반미 행보에 나섰다.
특히 최근 중남미 제2의 산유국인 볼리비아에도 좌파 정권이 들어서서 1980년대 중반까지 미국의 ‘뒷마당’이었던 이곳에 에너지 부국을 주축으로 한 ‘반미 연대’가 가시화돼 중국과의 에너지 확보 전쟁에도 골치 아픈 미국의 심기를 더욱 뒤틀리게 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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