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새를 아시나요?

관리자
발행일 2005-12-27 조회수 31

네덜란드 학자들이 17세기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도도새의 뼈를 다량 발견했다는 신문기사가 났네요.
그래서 도도새에 대한 글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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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영국 역사가들이‘항해자’(Navigator)라고 부른 엔리케 왕자(Dom Henrique O Navegador, Henry the Navigator, 1394~1460)의 적극적인 해양팽창정책 그리고 바르톨로뮤디아즈의 희망봉발견(1488년) 연이어. 이를 기반으로 인도항로를 개척한 바스코 다 가마(1469-1524)에 의해 본격적인 대항해시대의 막을 올린다. 이후 포르투갈은 3차에 걸친 바스코 다가마의 인도양 원정항해 중에 점령한 켈리컷(2차원정항해)을 중심으로 인도양을 지배하게 되었고, 인도향료무역을 독점하게 된다. 이로써 세계의 모든 곳이 뱃길로 이어지는 바다시대, 즉 대항해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유럽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고 세계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한 대항해시대의 시작 그 이면에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다. 그것은 도도새의 이야기이다.
1507년 포르투갈 항해자들은 말라카로 가던 도중 인도양의 마다카르카르섬 의 동쪽 약 800Km 근방에서 작은 섬을 발견하고, 최초로 상륙하였다. 이섬에는 망측하고 이상하게 생긴 새들과 카발리아나무만이 무성한 아주 평화로운 외딴 무인도였다. 포르투갈인들은 탐색결과 아무 쓸모없는 이 외딴 무인도를  말라카로 가는 뱃길의 중간기착지로만 이용하였다. 이후 인도양과 동남아시아의 향료무역 쟁탈전이 극심하던 1598년, 네덜란드인들이 인도항로의 중요한 기점으로서의 영토확보와 설탕과 담배등의 자원생산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으로, 이 무인도에 들어와 정착민 촌을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그들의 왕자 MAURICE의 이름을 따서 이섬을 모리셔스(Mauritius)라고 명명하였다.

(모리셔스섬은 196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이래 마크트웨인이 인도양의 낙원이라 격찬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로 개발되어 각광받고 있다.)
네덜란드인들이 기본적인 식량자원의 수급을 위해, 이섬에 유일하게 많이 서식하고 있는 요상망측하게 생긴 새들을 잡기 시작하였다. 공격성도 없고 전혀 사람을 피하지 않았으며, 크고 뚱뚱해서 날지 조차 못하는 새였기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새의 고기는 너무 질기고 맛또한 없었다. 말그대로 보기에 흉측할뿐 아니라 고기 또한 식용으로도 부적합한 쓸모없는 새였던 것이다.


이 새가 바로 도도(dodo)새였다. 도도새는 비둘기무리에 속하며 청회색의 깃털, 검은 색을 띤 커다랗고 구부러져 불그스름한 칼집 모양을 한 뭉턱한 부리, 작고 쓸모없는 날개, 노란색의 억세고 투박한 다리, 전체적인 체형에 비해 뚱뚱하여 뒤뚱거리는 아주 못생긴 새로, 전체 길이 1m, 몸무게 20kg가량 된다.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되었는데, 천적이 없었기 때문에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도도새는 사람한테 잡히면 절식으로 자결하고 짝을 잃으면 순사까지 한다는 지조있는 도덕적인 새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인들은 이 섬에 담배와 설탕을 가져와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비상식량이외에는 전혀 쓸모가 없는 이 못생기고 흉측하게 생긴 도도새를 사냥개를 풀어 무차별적으로 재미삼아 사냥하기 시작하였고, 네덜란드인들을 따라 이섬에 유입된 쥐들과 고양이, 돼지들까지 합세하여 전혀 생존방어력이 갖추어지지 않았던 도도새 학살에 일조를 하게 된다. 마침내 도도새는 새들의 낙원, 평화롭던 섬, 모리셔스에 네덜란드인들이 정착한 지 80년만에(1681년) 지구상에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된다. 탐욕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인간중심의 문명이 단지 눈에 거슬리고 쓸모없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타살하여 멸종시킨 최초의 새가 바로 도도새인 것이다.


이후 모리셔스섬은 프랑스령, 영국령으로 차례로 그 지배권이 바뀌게 된다. 그런데 도도새의 멸종이후 이상한 현상이 하나 발견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섬 전체를 가득 무성한 군락을 이루던 칼바리아나무(the Mauritian calvaria tree,일명, 도도 나무)가 더이상의 번식을 멈추엇고, 도도새의 멸종이후 300년이 지난 후에는 모리셔스섬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이를 이상히 여긴 학자들에 의해서 칼바리아나무의 멸종원인을 조사결과, 칼바리아 나무의 열매는 매우 딱딱한 껍질로 싸여있는데, 그 껍질이 도도새의 위장을 거쳐서 소화되어 나온 씨앗이 발아하여 칼바리아나무를 번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칼바리아나무의 열매가 도도새의 유일한 먹이였으며, 오직 도도새를 거쳐서야만 칼바리아나무는 그 번식과 생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도도새의 멸종은 칼바리아나무의 동반멸종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생태계에 있어서 한 종(種)의 멸종은 곧 다른 한 개체의 멸종을 의미한다 는 소중한 교훈을 남겨주게 되었다.


현재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칼바리아나무는 브라질의 리우데자이네로에서 발견된 것으로 수령 400년이된 단 한그루만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칼바리아나무는 인공적으로 껍질이 제거된 상태의 씨앗으로는 발아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행히 생태환경의 관리와 보존이 얼마나 인간 스스로에게 소중한 것인가를 인식한 학자들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칠면조를 이용해서 배설된 칼바리아나무의 씨앗을 발아시켜 번식을 성공시켰다. 지구상에 단 한그루밖에 남지않은 칼바리아나무의 멸종을 예방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는 세상과 사람을 대할 때 너무나 쉽게 외형적인 것으로만 보고 판단을 하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외형적으로 눈에 보이는 사실만을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냥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며 심지어 오도하기까지 한다. 그것이 심리적 대리만족 혹은 집단광기에 휩싸이면 인간의 이성과 상식은 설 자리를 잃기도 한다. 역으로 자신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로도 생각하여 하나뿐인 소중한 삶을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도도새의 이야기는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이 세상에서 아무런 가치없이, 쓸모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으며, 또한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눈앞에 보이는 그것만으로 함부로 그 가치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것이라할지라도 도도새와 칼바리아나무와의 관계처럼 쉽게 인식되지 않는 유형 무형의 소중한 관계들로 맺어져 있다는 자칫 놓치기 쉬운 삶의 진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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