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투본 조합원과 지도부에게

관리자
발행일 2004-07-28 조회수 8

엘지정유 파업, 시민의 요구도 포함되어야 한다..
LG정유가 임금 인상이 아니라 맨 끝에 열거한 6가지 이유로 7월 18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 회사측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였다. 전국 뉴스를 타서 지역 이미지에는 크게 좋을 것이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이미 그렇게 된 마당에 우리 여수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요구해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파업은 무조건 나쁘고, 합의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법에 보장된 단체 행동권이고, 사법적 판단에 불법이 아니라면 우리 시민은 냉정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산업 평화를 위해서 한번은 거쳐야 하는 공장 가동 중지라면 꼭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매년 공장을 끌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다 정규직만의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으로 끝나는 식의 되풀이 되는 단체 행동보다 지금까지 문제가 된 것을 확실히 정리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도 있다.

우리 ‘여수석유화학산단’은 울산 현대중공업과 같이 협력 업체가 많지 않아서 파업에 따른 피해가 심각하지 않을 정도로 고용 효과와
경제 파급 효과가 적은 업종들만 모여 있다. 물론 LG 정유 협력 업체는 타격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저가 입찰에 따른 피해를 감안한다면 이번 기회에 불합리한 하청 구조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노조의 주장대로 지난해 3800억원의 순이익을 허씨 일가와 칼텍스가 나눠가졌다면 우리 여수시민은 용서할 수 없다. 그렇게 간절히 바라던 연간 50억 정도의 프로농구단 연고지 유지마저 거부하였고, 같은 업종의 SK 정유가 울산에 1000억원의 생태공원을 지어 준 것에 비하면 LG 정유는 우리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다.
매년 엄청난 순이익을 내면서도 LG 정유 이름으로 공공 시설 하나 지어 준 것이 없고, 씨프린스호 사고와 잇단 정유 운반선 좌초로 황금 어장을 황폐화시키기만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 기름값이라도 싼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원성이 높다. 여수에서 기름값 인하를 요구하는 시민 행동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정도이다.
시민들 중에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이 시기에 파업을 하는 노동조합에 등을 돌리기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LG 정유 회사를 두둔하는 시민은 드물다. 오히려 노동자의 임금이 올라가면 그거라도 지역에 이익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임금 투쟁 일변도의 노동조합이 변하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LG 정유사가 먼저 시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면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시민들이 파업하는 노동자에 맞서서 LG 정유를 지킬 수 있다.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구체적인 지역 친화 사업,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해야 한다. 온통 여수시민이 기름은 LG 정유 기름만 넣고, 전국의 친지에게 LG 정유 기름을 넣어라 말 하게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여수석유화학산단’이 유화산업이 호황이던 시절, 지역을 위해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은 것도 어떻게 보면 모두가 LG 정유 때문이다. ‘여수석유화학산단’ 모태 기업이면서 지난 37년 동안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 업체 육성도 하지 않았고,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지도 않았고, 대졸 엔지니어에 단 한 명의 여수대학교 출신을 특채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역에 문예회관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 하나 건립하지 않았다. 국가로부터 이익을 보장받는 LG 정유가 이런데 어떤 입주 회사가 지역에 기여를 하려고 하겠는가? 오히려 LG 정유 눈치만 보고 있다. 오직 허씨 일가만을 위해서 우리 여수는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 토양 오염을 감수하였다. 잦은 화재 폭발, 안전 사고에 우리 형제들의 목숨을 바쳤고 우리 여수 이미지만 부정적으로 만들어 오죽했으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판정받기까지 하였다.
공장은 녹지율과 건폐율을 줄이면서까지 빽빽하게 확장되었지만 종업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정규직이 맡고 있던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하여 노무비를 줄이는데 급급하였다. 지역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서 구매와 공사, 운송에 있어서 어떠한 혜택도 없었다.

그뿐인가 사택부지는 업무용으로 만들어 지방세까지 감면 받았고, 최근에는 땅값을 올리기 위해 종 변경까지 추진하였다. 오너와 다국적 기업의 배당 이익에만 안중에 있고 지역은 관심이 없다. 혹시 문제가 될지 모르니까 푼돈으로 언론인, 정치인, 주민, 사회단체를 달래 “사랑해요 LG”를 만들려고 한다.
이제 우리 여수시민은 보다 냉정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여수를 위해서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것은 앞으로 더 이상 이와 같은 불상사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차원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노조와 다른 시민적 요구를 내세워야 한다. 여수를 희생해서 얻은 수익의 일부를 여수를 위해 투자하라는 요구이다.
노조는 시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명분으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혹시 이와 같은 주장은 구체적인 성과가 없이 노동자의 요구만 반영하는 합의를 한다면 이제 LG 정유 노동조합까지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경찰 당국도 섣부른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 더 큰 불상사와 지역 이미지 훼손을 해서는 안 된다. 종업원도 몇 되지도 않은 여수산단이 울산처럼 대규모 노동 쟁의한 것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가능한 노사간의 협상과 타협을 통해 슬기롭게 합의를 하도록 종용해야 한다.
언론사도 보도를 할 때 특종 의식보다는 지역적 파장을 고려하여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 한다. 양측을 토론의 자리로 끌어내어서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끝>


-LG 정유노동조합의 요구사항-

1. 일자리 늘리기와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주 5일 주 40시간제
2.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3. 공해유발 업체로서 지역사회 기여를 통한 사회정의 실현
4.
주주배당 98% 세계신기록 기업, 비상장 기업으로서 공정분배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5. 적정인원 확보 및 고용안정 제도 개선
6.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없는 노사대등 조합활동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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