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노사모의 글(펌)

관리자
발행일 2003-01-16 조회수 4

광주노사모의 민주당 개혁토론회 참석과 피켓시위 그리고 몸싸움에 대한 글들이 많습니다.
담담하게 오늘 있었던 일들과 그 이면에 숨은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광주전남노사모회원 30여명은 오늘 민주당 개혁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 개혁파의원,
광주전남 국회의원 그리고 지역 민주당 관계자들을 향해 우리의 뜻이 담긴 피켓을 들었습니다. 그 와중 그 피켓내용에 불만을 가진 당직자 일부와 고성 그리고 몸싸움도 주고 받았습니다.

짧은 침묵피켓시위로 우리의 뜻을 전한 후, 다시 제자리에 앉아 회의를 경청할 계획이었으나, 모욕적인 언사와 협박에 의해 우리들도 흥분하였고 투박한 맞대응에 2~30여분동안의 혼란은 계속되었습니다만, 소란이 가라앉은 이후 다시금 자리에 착석하여 끝까지 회의를 경청하였습니다.(이후에도 한두번 객석에서 서로 오고가는 고성과 토론회가 끝난 이후, 한두사람의 몸싸움은 한차례 더 있었습니다.)

신문기사와 방송의 선정적인 화면을 피상적으로보면,
조용한 대화와 토론이 아닌 감정싸움으로 비춰졌다는게 의아하신분도, 실망하신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는 속시원하다고 생각해주시는님들도 계시겠지요.

저는, 토론회자리에서 피켓시위를 통해 우리들의 의사를 밝힌 그 행위들이,
겉으로 보기엔 무척이나 투박하고 거칠게 느껴졌을지라도,
그 과정에 서있는 우리들에겐 이미 다 타버린 분노의 가슴을 보여주는 극히 작은행동이었고, 정의로운 권리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발언기회를 얻을수도 없었을뿐더러 말하고자 했던바도 전달,각인시키지 못했을겁니다.

(한나라당의 작태는 완전 논외로 하고 글을 쓴다는것을 이해바랍니다.)

민주당의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의 원칙은 그들이 먼저 배워야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말입니다.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후는 여러분들도 잘 아실겁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합니다.
아직 취임식도 안한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내각제 운운하는 꼴을 보십시오.
상대당이라도 어이가 없을텐데, 어떻게 자기당의 대표가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단말입니까?!.
당선자의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야할 민주당이 아직도 이런 현실입니다.

노사모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모임이기에 더욱 비판적일 수는 있습니다.
그걸 부인치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걸 떠나서, 상식적으로라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반민주주의적 행위가 지금도 계속됩니다. 기득권을 끝까지 지키겠다는겁니다.
잘못했다면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통하여 그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정당한 평가가 있어야함은 당연할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피켓시위는, 바로 반성하지 않는 그들을 향해 던지는 정당한 비판이었습니다.


우리는 노무현님의 당선을 결코 우리만의 힘으로 우리만의 노력으로 만들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오만하지도 않을것이며 배타적이지도 않을것입니다.
스스로 "개혁"하라는겁니다.
구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기살을 깎으라는것입니다.
그렇게하여 국민뜻에 부합하는 민주정당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게 광주와 호남의 민심이라는것입니다.
이게 우리들의 말하고자 한 참뜻이었습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해볼까 합니다.
호남과 민주당과의 관계입니다.

광주, 그리고 호남사람들에게 민주당은 남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지난 20여년...물론 해방 이후까지 더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당선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것만으로 타지역분들은 민주당 광신적인면으로만 오해하기 쉽습니다만, 일반 시민들의 바닥심리는 전혀 전혀 그게 아닙니다.
(호남의 역사적 이야기는 더 이상 드리지 않겠습니다)

20여년간의 영호남 지역대결구도가 가져온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또한, 그 파생적인 부작용(저는 불가피했다라고 봅니다)인, 20여년간 호남지역의 민주당 일당지배(불가피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가 남긴 상처 또한 만만치 않게 큽니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정치권에서의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하게 되어있습니다. (영남의 한나라당도 똑 같을거라 짐작합니다.)

영호남 지역대결구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권력의 근처에도 가지못하는 대다수의 일반 국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오히려 자신의 지역당에만 충성하면 지방정치권력의 특별한 수혜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빽도 돈도 없는 사람들은 이것에서도 저것에서도 얻을 수 있는거라곤 전혀 없습니다.
단지, 김대중대통령 당선이라는 심리적 한풀이 그 이상 이하도 아니였다는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시대...그들이 칭찬받을일만 하였습니까, 아님 더욱 더한 실망과 상처를 안겨주었습니까?! 분명합니다. 더욱 위축되고 아파하였습니다.
이 점 또한 민주당에 대한 정당한 비판의 한 이유입니다.

방송을 통해 그리고 사진과 기자들의 입과 손을 통해 전달되는 영상과 언어는,
선정적인 장면 위주로 보여질것입니다. 또한 언론세력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악의적으로 각색될 우려도 큽니다. 그로인해 오해하는 분들도 많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절대적인 약자의 입장에서 주장을 내세우기위해 정형화된 절차를 무시한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것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실제로...집에 돌아와 8시 SBS 뉴스와 9시 MBC,KBS를 채널을 돌려가며 보았습니다.
SBS의 지역민방인 KBC는 화면구성과 멘트에서부터 너무 부정적으로 그려놨습니다,
그러나 MBC와 KBC는 "변화의 목소리"라는 컨셉으로 본질에 접근하는 편이었구요..신문들은 어떻게 표현할지 그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노무현당선자와 분리되어 행동을 하는 노사모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는걸 잘 압니다.
노사모임을 밝히지 않으려 하였으나 이미 우리들의 얼굴은 알려질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의 상황이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노무현당선자께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희망하기는 그 반대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이 시점에서 전략적인 고려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변화의 흐름에 맡길 생각입니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오늘의 민주당과의 몸싸움과 다툼이 그저 단순한 감정싸움에서 끝나지않고,
민주당내에서 변화의 목소리가 있다는 바닥의 민심을 제대로 읽게되고 변화를 함께 공유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그리고 함께 반성하고 함께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토론해 실질적인 민주정당으로의 변화로까지 이어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사족으로 저의 개인적인 견해도 덧붙입니다.
노무현당선자의 정치적 소신과 마찬가지로 중.대선거구제로의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역정치권력 일당지배의 절대권력화, 절대부패를 해소하는 길이기도하며,
영호남 지역대결구도를 근본부터 다시 허물어갈 계기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역내에서도 서로 다른 정치주체가, 견제하고 경쟁하여 풀뿌리 민주주의가 더욱 튼실해지기를 바랍니다.

너무 심려치 마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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