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풀 - 김성률회원(12월16일)

관리자
발행일 2018-12-17 조회수 152



도둑풀
들길이라도 조금 걸을라치면
어느새 내 몸을 훔쳐내다 들킨 풀이 있어 '이것봐라' 싶어 내려다 보게 된다
이 작은 도둑질이 내겐 웃음이고 낙서꺼리가 되니
풀의 삶이 풍경이고 시인가 싶다
산다는 게 세상의 한 쪽을 염탐하고 또 조금의 욕심을 내어 그 중 얼마라도 훔쳐내는 일이라면
내가 널 훔치는 것도
나도 모르게 네가 훔쳐낸 것도
도둑풀같이 사는 것이 아니랴
그게 사랑이고 행복이란 거라면
풀처럼 살아도 좋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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