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우왁스럽던 돼지감자마저 올 여름엔 맥을 못추고 꼬실라졌다 - 김성률 회원(8월 20일)

관리자
발행일 2018-08-24 조회수 19



그 우왁스럽던 돼지감자마저 올 여름엔 맥을 못추고 꼬실라졌다. 그 주변으로 입추가 지난지 며칠이나 됐다고 단풍의 꿈을 품던 새파란 나뭇잎들이 우수수 진다. 그 힘든 날들을 버티며 좀 서늘해질 거란 말에 긴장이 풀렸음이랴..
그래도 이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교정의 모퉁이에선 지난 봄에 꽃 좀 보여주는가 싶던 작은 나무와 풀들이 끝내 버텨내지 못하고 속을 저리게 한다.
수고했다. 애썼다. 그래 떨궈내라. 이제 가볍게 바람 좀 맞은들 어떠리. 굳이 화려한 날을 자랑하지 않더라도 넌 충분히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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