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가 만난 사람-9

관리자
발행일 2005-11-05 조회수 7

별주부가 만난 사람 9- 박우순(36), 석선화(29) 부부
“결혼 하면 우리 와이프 잘 부탁해요. 교육도 많이 시켜 주시고”.
가만 생각해보니, 아내 될 사람을 잘 봐달라고 부탁했던 건 이미 박우순 회원님을 처음 만났던 2년여전쯤 광양 백운산 자연 휴양림에서의 회원대회에서 였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무렵 석선화씨를  마음에 두기 시작했었던 때 인가 보다.11월 21일이면 결혼한 지 꼭 1년이라는 데,이제야 두 분은 대면 할 수 있었다,   근황이 궁금하다.

아이구 이런!
첫사랑에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꼭 이만한 아들이 있을 텐데,,..싶은 중학생 아이와 함께다.
둘째 형님 아들이라고 .혈육이란 무섭다. 붕어빵이다. 선화씨는 혹 아들이 아닌가 의심 했을 정도란다.  신혼집에 덩치가 산만한 사춘기 조카를?   눈이 쪼끔 작으셔서 그런지 참~ 겁이 없으시군요.
전화를 받긴 했는데 회원 인터뷰 자리인 줄을 몰랐단다. 이런 경우는 처음.바쁘다 보니 사업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절반쯤 내용을 흘려 듣기도 하신단다. 서운하고 섭섭하고.
선화씨는 애교 철철 넘치는 말투, 싹싹한 성격이 금새 친구를 사귈 법 한데 마치 귀양살이처럼 객지 생활이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 “이사람을 만나기 전에는 여수라는 도시를 몰랐어요. 지금은 직원들 밥 해 주느라 전혀 외출을 할 수 없어요. 우울증 때문에 고생했어요.그래서 며칠 전부터는 오전에 에어로빅도 다니고, 일주일에 두 번 여수대 평생교육원 한식 조리사 자격증반에도 나가고 있어요”. 서울 아가씨와 여수 총각이 순전히 불교 청년회를 인연으로 만났단다. 무슨 인연인지..... 은근히 불만이 쌓이신 듯 말씀하시지만 탁자 밑으로는 토닥토닥 손이 오가는 애정행각(?)이 계속 된다. 신혼 맞구나!
건네 받은 명함에는 신조상사 대표라고 적혀있고  [폐합성수지 재활용(분쇄)전문업체. 철거 전문 및 비철, 고철 수거 전문]이라는 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세요?”라는 질문에 ‘ 고물상이요’라고 알아듣기 쉽게 말씀하신다.
직원이 다섯이나 된다고 하니  고물 공장이라고 해야되나? 직업 자체가 환경을 살리는 일이라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일하는 중에 오히려 환경 호르몬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서  건강이 항상 염려된다. 결혼하고 지금껏 일요일이라고는 2번 쉬었을 정도로 일이 바쁘다.일이 바쁘시면 돈도 많이 버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시라네요.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20대의 선화씨는 둘 만의 시간이 아쉽다. 영화를 본 것도 오래되었다고요.
농군 못지 않게 검게 그을린 얼굴, 투박한 손등이 성실한 삶을 그대로 보여 준다.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이렇게 제자리를 열심히 지키는 사람들을 보면 고마운 마음이 울컥 일어난다.
환경련 2년차 이사님이신데,생업에 바쁘다 보니 마음과는 달리 이사회 조차도 참여하기 힘드셨단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참여 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겠단다.
이사님! 선화씨가 기다리는 아기 소식을 빨리 들을 수 있도록 힘 좀 써 보세요, 함께 다니는  앙징맞은 애완견은 찬밥 신세가 될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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