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현장, 여전히 “공사 중”

관리자
발행일 2015-04-14 조회수 4

4대강 사업 현장, 준공 3년 지나서도 여전히 “공사 중”
함안보 세굴현상 지속, 합천보 파이핑 대응 공사 부실 등 불안 여전
설계기준 미달 어도와 설계 변경 제방 등 확인, 불법 준공 허가 의혹
식수원 수질 보전 위해 보 수문 상시 개방 및 철거 타당성 검토해야
◯ 어제(12일, 일) 환경운동연합, 4대강 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는 4대강 사업의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공동으로 함안보와 합천보 현장을 조사했다. 박창근 가톨릭 관동대 교수,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사무국장, 허정도 창원YMCA 전 대표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함안보에서 수중 측량을 진행했고, 합천보에서는 보 상류지역의 하상 저질토 채취, 저수호안 경사 측량, 어도의 유속 측정, 파이핑 현상 대응 차수 그라우팅 결과 점검 등을 진행했다.
◯ 함안보에서 보트를 타고 에코사운딩 기법으로 수중을 측량한 결과, 바닥보호공 인근의 수심은 설계수심 6m가 아니라 7~9m를 보여 최대 3m 정도 바닥공이 침하 또는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2012년 11월 측량한 바에 따르면, 세굴현상은 보 하류 550m 지점까지 발생했고 그 깊이는 최대 27.37m정도였는데, 이번에는 하류쪽으로 650m까지 100여 미터 늘어나고 최대 수심도 1m 정도 깊어진 28m 정도였다. 수자원공사(이하 수공)는 2013년, 하천바닥의 세굴을 방지하기 위하여 바닥보호공이 끝나는 지점에 SPF(Scouring Protection Form) 공법으로 보강을 하면서, 완벽한 대책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SPF 심각히 훼손되고 이탈되어 있었다. 현재 수공은 수문 하류 90m 지점에서 바지선과 중장비를 이용하여 64,000㎥ 사석을 물속에 투입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수공의 기대와 달리 수심 6m에서 28m에 이르는 하천바닥에 돌덩이를 투하하여 세굴방지를 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황당무계하고 홍수시 유실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러한 공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점은 그만큼 함안보가 파이핑 현상과 하천바닥세굴에 노출되었고 보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바닥 침하 현상에 대한 원인에 대해 수공과 조사팀은 논란을 했다. 수공 측은 유속에 의한 자연 침하라고 주장한 반면에, 조사팀의 박창근 교수는 보 상류 30m 지점에 파인 바닥으로 생긴 수로가 보 밑으로 연결되어 보 하류의 바닥 침하가 생긴 것으로 추측했다. 즉 조사팀은 파이핑 현상임을 주장한 반면에 수공 측은 이를 부인한 것이다. 파이핑 현상은 흙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일반적으로 물길을 따라 수위차가 있을 때 발생하고, 심할 경우 구조물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 합천보 좌안 어도(魚道)는 '아이스허버식', '계단식', 유인수로로 이루어져 있는데, 유속을 측정한 결과 2.4m/sec (초당 2.4m)로 관측되었다. 한국수자원학회가 만들고 국토부가 승인한 하천설계기준에 따르면 어도에서 유속이 2m/sec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유속이 기준치(초당 2m)를 넘을 경우 대부분의 물고기들이 헤엄쳐 어도를 올라 갈 수 없음을 고려할 때, 어도로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고기의 길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것이다.
◯ 이어서 저수호안 경사를 측량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측량이었다. 합천보 설계도에 따르면, 좌안과 우안 모두 비탈경사도는 1:5였다. 하지만 측량 결과, 비탈경사도는 1:4로, 지난 해 조사 결과와 동일했다. 수공은 지난 해 조사팀의 결과에 대해 ‘비탈경사는 1:5로 준공했는데 측량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광파기를 이용한 측량에는 오류가 거의 불가능함을 지적하자, 준공 과정에서 설계가 변경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박창근 교수는 “준공을 앞두고 설계를 변경한 이유가 석연찮고 설계도보다 경사가 너무 급하고, 홍수 때 유실 위험도 높은데, 어떻게 준공허가가 났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 소수력발전소 옆에서는 여전히 누수가 일어나고 있었다. 상하류의 지하수 흐름을 막기 위해 차례로 구멍을 뚫어 시멘트 등을 투입하는 그라우팅(grouting) 작업이 끝났음에도, 수공의 주장에 따르면 누수량은 절반 정도만 줄어든 상태였다. 이는 수공이 주변의 산으로부터 지하수가 유출된 것이라던 기존 주장을 스스로 뒤집었다는 점과 여전히 절반의 누수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시설물의 안전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공은 누수가 일어나는 벽면을 철판으로 덮어 현장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 또한 합천보 상류에서 저질토를 채취한 결과 바닥은 최소 20cm 이상이 펄로 뒤덮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에 의해 물이 흐르지 못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저질토에서는 심한 악취가 날 정도로 부패해 있었다. 이에 대해 염형철 총장은 “영남권 주민들이 식수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3조원 이상을 들여 식수원을 상류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경제적, 환경적, 공익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식수원 이전보다는, 보들의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중장기적으로 철거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 끝으로 합천보 인근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하류 1km 구간에는 재퇴적된 모래가 상당했다. 이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수심 6미터까지 준설한 곳이어서, 합천보 하류와 낙동강 지류인 황강에서 유입된 모래로 추측됐다. 이렇듯 자연은 순리를 따르지 않은 4대강 사업을 지워가고 있었으며, 강의 역습을 받은 주변의 자전거도로와 교량 등은 위태로운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 이번 조사 과정에서 수공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공개하지 않고, 현장에서 확인된 잘못은 말 바꾸기로 일관했다. 함안보의 세굴현장 보강공사에서는 설계도면을 제공하지 않았고, 합천보에서는 누수현장조차 확인할 수 없게 했다. 이는 수공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임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국회차원의 국정조사와 검찰의 수사가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하는 필요를 거듭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015년 4월 12일
4대강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 문의: 환경운동연합 오일 간사 010-2227-2069 soulish@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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