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사는길] 체내형 생리대(탐폰)와 여성건강

관리자
발행일 2005-11-18 조회수 18





체내형 생리대(탐폰)와 여성건강 _ 안명옥

일회용 생리대의 보급과 더불어, 또 요즈음의 운동과 레저를 즐기는 추세와 옷차림 등의 변화와 더불어 보급이 확산된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탐폰은 비교적 서구에서는 이미 일반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널리 쓰이지 않고 있다가 최근 스포츠 인구 증가 등의 이유로 20대 여성들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체내형 생리대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아는 것도 여성의 건강을 위하여 꼭 필요한 부분이고 이는 여성의 평생의 건강을 위해서도 상식으로 알아야 합니다. 오늘 익힌 지식은 이 글을 읽으신 여성(남성도 무방합니다)께서 적어도 주변의 10분의 여성에게 지식을 전달해주시기 바랍니다. 꼭입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존중하는 여성들의 건강을 위하여.
일회용 생리대, 체내형 생리대의 역사
환경문제 등과 연결되어 다시금 면 생리대 등의 대안 생리대가 등장하고 있지만, 이제는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여성의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일회용 생리대에 관하여 우선 알아봅시다. 일회용 생리대가 없었던 시절에 어머니, 할머니들께서는 그렇게 먼 옛날이 아닌 시절에 무명천, 소창을 접어서 사용하고 빨고 삶아 사용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간혹 그랬던 시절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어쩌면 여성이 편안하고 보다 활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여성 생리대의 탄생 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규격화된 여성생리대가 탄생한 것은 1920년이었습니다. 세계 1차대전 중 수없이 늘어나는 환자를 돌보느라 자기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던 간호사들은 생리 기간이 찾아오자 재래식 천 생리대를 사용하는 번거로움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높은 흡수력을 가지고 있어서 병원용 탈지면 대체품으로 사용해오던 킴벌리 클라크사의 ‘셀루코튼’을 가제로 쌓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최초의 여성 생리대 ‘코텍스’가 탄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1년에 일회용 여성 생리대가 생산되어 여성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해 그 뒤 계속적인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에는 수십 종의 모양과 용도가 다양한 생리대가 개발되었습니다.
삽입식 체내형 생리대(탐폰)는 193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어느 의사가(Eale hass) 우연히 집에서 패드를 사용하는 아내의 불편함을 보고, 압축된 면사와 삽입관, 제거용 끈 등을 이용해 내부에서 생리혈을 흡수하도록 만든 것이 현대적 탐폰의 시초라고 합니다.
체내형 생리대(탐폰)의 허와 실
탐폰은 질 안에 넣는 생리대입니다. 그러나 이는 아기를 낳은 여성들이 사용하기는 쉬워도 초중고교생이나 처녀들에게는 적합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처녀막의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특히 초경을 시작한 어린 소녀들은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자주 갈아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넣고 잊어버리고 빼지 않는 경우도 있고, 넣어놓은 것을 잊어버리고 하나를 더 넣어서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상상이 안 되는 행동이라 여기시겠지만 이러한 상황을 연출하는 분들이 가끔 있고, 실상 언제든지 나 자신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혈액은 아주 좋은 균의 배양지입니다. 영양분도 많아서 균이 자라기에는 아주 적합한 환경이지요. 거기에다가 탐폰으로 자궁입구를 막게 되니 생리혈이 잘 흐를 수도 없고 막힌 장소에서 균은 더 잘 자랄 수 있습니다. 결국 균에 의한 감염이 오는 것이지요. 선택은 자유라고 할 수 있고 결국 최종 선택은 나,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일순간의 편함만을 위하여 내 건강의 기본상황을 나쁘게 하는 일은 아예 없애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결국 균에 의한 감염으로 몸 전체에 균이 퍼지면 독성쇼크증후군(toxic shock syndrome)이라 하여 생명도 잃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탐폰은 개인적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수영선수가 수영을 꼭 해야 한다면 이러한 경우는 해를 감수하고 그때만 아주 순간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지요.
독성쇼크증후군
생리 시 탐폰을 사용하는 여자에게 감염되어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균은 주로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으로 인한 감염으로 심한 고열, 저혈압, 구토, 복통, 설사 및 홍반성 발진(붉은 반점)이 나타납니다.
독성쇼크증후군을 말씀드리면 대부분 16~25세의 월경을 하는 여성에게 주로 오며(95퍼센트)─생리를 하지 않은 경우, 즉 아래에 예를 든 어린이 등에서도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전신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흡수력이 높은 탐폰 사용과 관련이 있습니다. 월경을 시작하고 나서 5일 이내에 발생합니다. 피부 상처가 있는 영·유아 및 소아에게도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상 증상이 생기는 까닭은 포도상구균에서 분비되는 독소인 TSST-1에 의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증후군은 고열, 발진, 설사가 갑자기 발생하면서 혈압이 떨어져 쇼크에 빠지는 위험한 질환입니다. 빈도는 대략 1년에 1만 명당 2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은 급속히 진행됩니다. 결국 균에 의한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의학이 대단히 많이 발달되었지만 아직도 패혈증의 치료는 매우 어렵습니다.
자신의 몸을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돌봄입니다. 나를 돌볼 줄 알아야 이웃을 돌보는 방법을 알고 공동체적인 아름다운 마음을 키울 수 있습니다. 외모에 치우친 돌봄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내 몸을 돌보기 위해서도 탐폰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물론 체조선수나 수영선수가 시합장에서 아주 순간적으로 사용해볼 수는 있겠으나 그도 생리를 연기하는 좋은 방법도 있습니다. 아주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건강을 위해서도 통기성 있는 대안생리대나 체외생리대를 이용하세요.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꼭 명심하세요. 우리 아름다운 여성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의 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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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 amo@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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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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